Don't touch me! 막1:40-42
(서부 아프리카 가나 김선옥 선교사님 글)

나는 바이러스에 걸린 부정한 자입니다
강제로 고립되어 단체 소속이 불가능하고
철저히 모든 것으로부터 격리되어
어떤 자와도 접촉금지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손가락도 하나 둘 뚝 뚝 떨어지고
발가락도 하나씩 빠져버려 썩어져 가는 육신에
마음은 완전히 더 굳어가고 있습니다.

격리 장소에서 이탈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붕대 마스크로 가리고
방역망을 조심히 뚫고
주님께서 지나가신다는 길목에 숨었습니다.

부모도 형제도 떠나 버린 괴로운 병보다
처절한 외로움과의 싸움을 그가 아실까요
손가락질로 캄캄한 다른 세계에서 떠도는
움직이는 시체 같은 삶을 그가 이해하실까요?

모르신다 해도 그냥...
그냥 멀리서나마 그가 원하시기만 한다면
나의 이름만이라도 불러서
고쳐주시길 엎드려 요청하려 합니다.

비 대면해야 하는 입장 충분히 이해하니까요
법 규정에 인사조차 못하게 되어 있으니
돌로 맞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가
엎드린 나에게로 점점 다가옵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스톱! 주님 거기까지 입니다.
오늘 옷은 갈아입었지만 더 가까이 오시면
쓰레기통에 구겨 넣었던 자존심이
냄새로 인해 올라올 것 같습니다

한 발자국 더 다가오시다니요
안돼요 그만 오세요.

손을 안 대시고도 낫게 하실 수 있는 분임을 아는데도
그가 나를 만지려 손을 내미십니다.

안돼요 제발
Don't touch me Lord

쓰레기로 버려진 나를
다 망가져서 고치기도 힘든 나를
불결하여 그대로 썩어 버릴 나를
짐승 같은 나를 그가 만지십니다.

내 더러움이 거룩한 그에게 전가되고
그에게서 내 냄새가 나고
더러워질 텐데도 말입니다

그가 나를 만져서
내 심장이 터지는 것이 아니라
그의 심장이 터지고
가슴이 끊어지는 사랑의 아픔을
왜 내가 느낄까요?

접촉하면 안 되는 이 질병을
가까이 가면 안 되는 이유가
천 가지 만 가지가 넘는다 해도
그가 대신 모두 받아들이시기로 작정하신
당신의 각오가 내 심장을 놀라게 합니다.

나의 질고를 나의 질병과 아픔을
주께서 스스로 다 감당하시겠다고
기꺼이 나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시겠다는
십자가의 결단으로 긍휼의 터치를 하십니다.

내가 내 삶을 포기하고 싶었는데
그가 내미신 손길은
문둥병을 만지신 것이 아니라
배척받고 죄의식으로 소외된 내 마음을
그의 사랑의 심장으로 막 두드려 주시고
안아 주시고 어루만지셨습니다.
얼마 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손길인가요.

비 대면을 두려움없이 소외 시키시고
위험한 접촉금지조차 과감히 무시하시고
상처 냉대 거절 외면 절망에 익숙한 나를
더러운 나를 그가 만지십니다.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나를 향한 세상의 모든 비방을 침묵으로 누르고
위협하던 경계조차 호응하는 눈길로 바꾸시고
놀라움으로 저들의 손으로 입을 막게 하셨습니다.

하늘과 세상을 연결하는 최상의 접점지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부을 강력한 다짐을
그의 만지심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나의 모든 더러움이 그에게 전가되고
부정한 표를 녹여 주시고
고통조차 그의 사랑으로 먹어 버립니다.

그 어떤 병도 그 어떠한 것도
내가 너를 사랑함을 막지 못하리라.

나의 죽었던 감각이 살아나고
찢어졌던 영혼이 새로움을 입어
이별했던 감격이 돌아오고
버렸던 희망의 꽃이 피었습니다.

썩은 살 속에서
새로운 새 살이 새싹과 같이
생명을 얻어서 꿈틀거리며 올라옵니다.

나의 모든 질고와 아픈 쓰레기가
그에게로 다 옮겨 가고
그의 온전하고 따뜻한 거룩하심이
나에게로 옮겨와 나와 그를 맞바꾸셨습니다.

이제 내가 사는 것은
당신 그리스도이심을

당신의 나라에서 살게 하시고
낮고 천한 나에게 손 내미시고 만지신
그 사랑과 긍휼로 살게 하옵소서!

당신의 텃치의 능력은
사랑이 아니면 설명이 불가합니다.
당신의 기적은 바로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십자가를 업으신 긍휼이십니다.

오 주님!
Touch me
터치 미!


위 글은 서부 아프리카 가나 김선옥 선교사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