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꽂이에서 노다 미네오의 "김현희의 파괴공작"을 꺼내 봅니다.

최근 대구MBC에서 KAL858기의 동체를 확인하는 기적을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이름..

김현희 그는 누구인가?

탈북한 분들의 증언에 의해서 김현희가 북한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 되었습니다.

그 분들은 조심스럽게 김현희가 혹시 연변부근의 조선족 출신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어차피 김현희가 밝힌 자기의 신분이나 행적은 모두 과거 안기부에서 만든 것이므로 그 진술로 보아서는 알아낼 게 없습니다.

하지만 진술이나 인터뷰등에서 약간의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연변에서의 자기 체험이 조금 드러났다고 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6~70년대 매우 열악했던 연변에서 살아왔던 김현희가 평양에서의 생활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그 정체를 자기도 모르게 폭로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건 추측일 뿐입니다.

어쩌면 안기부에서 만든 진술의 오류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노다 미네오의 책을 다시 꺼내든 겁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노다 미네오는 1988년부터 1989년 사이 일본의 유명한 주간지 소학관에 25회에 걸쳐서 칼기사건의 르포를 게재하였고 90년에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것이 우리나라에는 2004년 참여정부때 와서 번역출간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노다 미네오의 책을 근거로 최대한 추측을 배제하고 김현희의 정체에 대해서 한번 탐구해보기로 하겠습니다.

--------------------------------------------------------------------

김현희의 여권에 하치야 마유미라고 되어 있습니다.

위조여권이라고 하지만 과연 존재한 적 없는 인물의 여권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분명히 하치야 마유미라는 사람이 존재했던 겁니다.

여기서 시작해야 합니다.

하치야 마유미는 누구이며 어떤 경로로 김현희는 이 사람의 여권을 소지하게 되었는가?

하치야 마유미는 하치야 신이치와 함께 칼기를 폭파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사람은 부녀지간이라고 합니다.

일본에 실제로 부녀지간인 하치야 신이치와 하치야 마유미라는 사람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아버지인 하치야 신이치는 사망, 딸인 마유미는 실종으로 되어있습니다.

하치야 신이치 (蜂谷 真一 )는 1987년 칼기사고 당시 69세로서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F계산센터"라는 회사의 운전사로 재직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칼기사건이 나자마자 이 사람은 경찰에 언론에 불려 다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현희와 같이 공작을 한 김승일의 여권이 바로 이 사람의 여권이었기 때문이지요.

노다 미네오는 바로 이 시기 하치야 신이치를 만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내 여권을 가져간 사람은 이경우라는 조선사람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내 여권을 맡겼다."

이경우는 당시 일본과 한국에서 북한의 간첩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하치야 신이치의 발언으로 칼기폭파가 북한의 공작이라는 발표의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치야 신이치는 이경우라는 사람을 어떻게 알고 여권을 빌려주게 되었을까요?

북한에서 간첩 이경우를 시켜 하치야 신이치를 돈으로든 구워삶아 여권을 빌려주게 만들었을까요?

노다 미네오는 하치야 신이치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치야 신이치가 이경우를 어디에서 어떻게 만났노라고 진술한 내용을 검증해 보니 맞는 게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경우라는 사람의 실체가 의심스럽다고도 했습니다.

하치야 신이치의 진술에 의하면 이경우가 돈을 대어 외국여행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하치야 신이치는 여권을 내게 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경우와 하치야 신이치가 함께 여행한 곳 중에는 태국의 방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콕에서 코리아 하우스라는 레스토랑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코리아 하우스는 CIA나 안기부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KAL858기가 태국의 카렌족 지배지역인 산악지대에 추락했다고 정보를 주어서 한국정부가 사고초기에 엉뚱한 곳을 수색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 코리아 하우스의 일본인 사장이었다고 합니다.

노다 미네오는 1988년 11월에 이 방콕의 코리아 하우스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장의 부인(그 사장은 사고 직후인 1988년 5월에 사망했다)을 만나게 됩니다.

노다 미네오는 이경우와 하치야신이치가 같이 찍은 사진을 내밀면서 이 사람들을 아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부인은 한참동안 그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그 부인의 얼굴은 웃는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노다 미네오가 그 가게를 나오려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그 부인의 얼굴표정이 대단히 창백하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바뀌어 있는 걸 보고는 그 부인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부인은 공교롭게도 한국인으로 성은 장씨였다고 합니다.

여권의 위조는 이경우, 그리고 카렌족 지배지역에 칼기가 추락했다고 한 것은 이 코리아 레스토랑 일본인 사장.

그런데 하치야 신이치는 이 두사람을 알고 있는 겁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과연 정말 하치야 신이치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에 이어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