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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17
  번호 130581  글쓴이 강진욱  조회 473  누리 0 (0,0, 0:0:0)  등록일 2021-9-29 08:15 대문 0

[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17
최병효 책 <그들은 왜 순국해야 했는가> 독후기

(WWW.SURPRISE.OR.KR / 강진욱 / 2021-09-29)

 

17. 2차 리허설 ‘82 가봉 테러’ 시나리오
  
앞글(16편)에서 전두환이 낮방송을 통해 노신영을 안기부장으로 보내는 기상천외한 인사를 단행한 이유 중의 하나로 ‘1983 버마 사건’ 2차 리허설 준비를 들었다. 노신영을 안기부장으로 보내고 이범석을 그의 자리에 앉히는 인사공작과 ‘2차 리허설’과의 연관성을 추리하는 것은 이 2차 리허설 때 이범석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두환네가 아프리가 순방을 기획한 시점은 동남아 순방을 다녀온 지 넉 달 뒤인 1981년 12월 이라 한다. 전두환은 “1981년 아세안 5개국 순방외교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데 이어 곧바로 아프리카 4개국 순방 계획에 착수했다고 이야기한다.

[‘킬리만자로’라는 암호명으로 아프리카 순방 계획을 은밀하게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 1981년 12월 경이었다.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멀러 떨어져 있고, 문화와 전통이 매우 다를 뿐만 아니라 ... 남북 대치에서 북한이 압도적인 우위를 누려오는 우리의 외교적 취약 지역 ...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외교적 열세를 만회해 보고자 ... 아시아.아프리카 순방 외교 ... 내가 그 앞장에 서서 정상외교를 펼쳐 ... 나이지리아는 비동맹조정위원국으로서 아프리카의 대변국이라 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 ... 케냐 역시 1981년도 아프리카단결기구(OAU) 의장국 ...] (『전두환 회고록-2권』 395-396쪽)

1981년 12월 “아프리카 순방 계획을 은밀하게 추진하기 시작”한 직후인 1982년 1월 이범석 통일원장관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가야 했고, 이어 1982년 2월 말 전두환네와 미국 등은 ‘최중화(崔重華) 사건’이 이슈화됐다. 1981년 7월 전두환의 동남아 순방 때 꾸민 ‘캐나다 친북 교포 최중화의 전두환 살해 각본’을 7개월 동안 묵혔다 뒤늦게 공론화한 것이다. 2차 비동맹 순방 외교 공작에 착수하면서 최중화 이야기를 퍼뜨린 것은 ‘전두환 시해 테러’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조장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어 4월에는 미 부통령 부시가 한국에 와 전두환과 밀담을 나누면서 레이건 친서를 전했고, 5월 들어 노신영을 안기부장으로 보내고 그 자리에 이범석을 앉히는 인사공작이 시작됐음을 앞글(16편)에서 살펴봤다. 이때가 바로 박세직에게 ‘태평양원자력회의 준비위원장’이라는 이상한 직함을 부여할 때였다. 이즈음 최중화 부자가 또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일이 일어난다.

최중화의 부친 최홍희(崔泓熙)를 따르던 이들을 내세워 최 씨 부자를 ‘북괴의 앞잡이’로 모는 여론 공작이었다. 최홍희가 창시했고 그가 회장으로 있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사무국장 김종찬이 5월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TF를 세계태권도연맹(WTF)과 통합하기로 했다고 떠벌렸다. WTF는 박정희 정권이 최홍희의 ITF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김운용(金雲龍)을 내세워 급조한 조직이었다.

[【로스앤젤레스=연합】최홍희가 이끄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사무국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은 최홍희의 친북괴 행동에 반발, 한국에 본부를 둔 ‘세계태권도연맹’(WTF, 회장 김운용)과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제태권도연맹 사무국장 김종찬 씨는 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홍희는 북괴 김일성의 앞잡이로서 국제태권도연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 “신성한 체육 단체가 더 이상 공산주의의 정치적 도구로 이용당하지 않도록 국제태권도연맹을 세계태권도연맹에 통합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단체의 통합 작업이 6개월 전부터 시작됐다고 밝힌 김 사무국장은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육성 발전시키고 88서울올림픽경기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국제태권도연맹은 지난 1월19일 ‘태권도통합추진위원회’를 결성, 최홍희의 끈질긴 방해 공작을 물리치고 집행부 간부 13명중 11명이 통합에 찬성, 세계 67개국 이사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해 대부분의 이사들로부터 찬성을 받아냈다”고 말했다.김 사무국장은 이날 “최홍희는 김일성과 내통, 태권도 사범 2명(박정태.임원섭)을 대동하고 입북, 현재 약 80명의 태권도 사범을 양성, 6월경 이들 사범들을 동구를 비롯한 공산권 국가에 파견하여 한국의 세계태권도연맹과 대결할 획책을 꾸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홍희]는 전두환 대통령 위해 음모 사건 이후 토론토 자택에서 은거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아들 최중화는 현재 북괴에서 태권도 사범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작업의 마지막 마무리를 위해 15일 서울로 가는 길에 로스앤젤레스에 들른 심판위원장 최찬근, 최홍희와 함께 북괴를 방문한 바 있는 최순덕 씨 등 국제태권도연맹 간부 3명은 한결같이 통합 동기가 최홍희의 공산주의사상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말하고 “최는 김일성을 대자연도 무릎을 꿇고 경배하는 위대한 지도자라고 찬양하고 그의 아들 김정일이 마땅히 후계자가 돼야한다는 둥 광적인 친북괴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태권도연맹이 세계태권도연맹과 통합되면 명칭은 ‘세계태권도연맹’이 될 것이라고 김 사무총장은 밝혔다.] (「국제태권도연맹, 세계태권도연맹과 통합 ... 최홍희의 친북괴 앞잡이 행동에 반발」<연합통신> 1982.5.17)

김 씨는 최홍희가 김일성을 찬양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말은 최 씨가 북측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을 침소봉대한 것이었다. 전두환네는 최홍희를 이적행위자로 봤을 것이고 최 씨를 따르던 이들을 위협하면서 반북 공작을 벌였을 것이다. 그러면 최홍희와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인사들은 안기부 꼭두각시가 되는 길 외 달리 살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자칫 간첩으로 몰리지 않으려면 저들이 시키는대로 할밖에. ITF 사무국장 등의 기자회견은 그렇게 조작된 퍼포먼스였다.  

이런 여론 공작은 최중화의 부친 최홍희가 창시한 국제태권도연맹(ITF)을 와해시키면서, 그가 창시한 태권도가 아닌 ‘남한의 태권도’를 서울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케 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사마란치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태권도를 창시한 이가 최홍희이고, 그가 박정희 정권 시절 망명해 조선과 손을 잡은 내막을 모른 채 서울올림픽 개최국인 남한의 요구대로 WTF의 태권도를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했다. 최홍희는 뒤늦게 사마란치를 찾아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마란치는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이미 내려진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대신 남북 태권도 통합을 권유했다. 위에서 김종찬이 ITF와 WTF 통합 운운한 것도 그 맥락이었다. 전두환도 아프리카 순방 계획이 최중화 사건 여론 몰이와 함께 진행됐다는 사실을 대체로 시인한다.

[나의 아프리카 순방 계획에 대해서는 추진 초기부터 일부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 ... 한 해 전 내가 아세안 국가들을 순방할 때 캐나다 교포를 사주해 나를 위해하려던 음모가 바로 그 얼마 전에 밝혀졌던 것 ... 우리나라 장군 출신인 최홍희(崔泓熙)의 아들이 꾸몄던 나의 암살 계획 ... 북한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 부담을 ... ] (『전두환 회고록-2권』 396-397쪽)

‘필리핀에서의 최중화 음모’가 아프리카 순방 계획을 짜기 얼마 전에야 - 뒤늦게 - 밝혀졌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필리핀 방문 중 전통이 현지 대통령궁인 말라카냥궁에서 마르코스 대통령 부부를 초대해 연 2차 만찬 직전에 테러 첩보가 입수됐다고 떠들고 다니는 자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최병효 전 대사도 그 ‘썰’을 그대로 책에 옮겼다.

( 최병효 책 344쪽)

( 최병효 책 345쪽)

전두환이나 그 정권에서 한 자리씩 했던 자들이 풀어놓는 이야기는 이렇듯 뒤죽박죽이다. 상황을 왜곡하고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 퍼뜨리려다 보니 당착(撞着)과 착종(錯綜)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의 전두환 시해 테러’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이범석이 외무장관에 임명됐고(1982.6.2), 그로부터 채 20일이 안 돼 미국에 가 부통령 부시와 CIA 국장 등을 만나고 와야 했다. 미 국무장관 헤이그의 초청이었다지만 그는 이때 사표를 낸 상태였다는 사실도 앞글에서 살펴봤다. 이렇게 석연찮은 일들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마침내 전두환의 아프리카 순방이 시작되고, 그 세 번째 순방국이었던 가봉에서 ‘1983 버마 사건’ 비슷한 사건이 벌어질 뻔 했다. ‘1983 버마 사건을 위한 2차 리허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이 작전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그렇게 유야무야됐던 ‘가봉 작전’의 개요가 22년이 지난 2004년 ‘신동아 소설’을 통해 공개됐(고, 최병효 전 대사는 이 ‘소설’을 액면 그대로 믿고 있)다.

( 전두환 가봉 암살 신동아)

( 최병효 책 344 쪽)

<신동아>는 2004년 5월호 글「김정일, 1982년 아프리카 가봉에서 전두환 암살 노렸다 - “특수부대 1급 킬러 3인, 폭발물 테러 위해 20일간 4000㎞ 잠행”」에서 아주 그럴싸하게 ‘북한의 전두환 살해 기도’에 대한 ‘썰’을 풀었다. ‘신동아 소설’의 화자는 ‘전직 북한 관료 A씨’와 ‘국정원 관계자’였다. <신동아>는 A씨의 신분을 밝힐 수 없다고 썼다. “A씨가 북한을 탈출, 망명한 이후 진술 과정에 관여했던 국정원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했다는 것. 이 말은 국정원 대북공작 조직이 탈북자 A에게서 들은 말에 이런저런 허구와 팩트를 뒤섞어 어떤 이야기를 꾸며냈다는 말이다.

[디데이는 [1982년] 8월22일, 장소는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 ... 암살 방법으로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 8월22일 가봉에 도착하는 전두환 대통령 일행이 이날 저녁 대통령궁(Palais Presidental) 영빈관에서 열리는 환영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대기하는 지점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이를 원격조정장치로 폭파시킨다는 것 ... 이들이[범인들이] 거사를 위해 다시 가봉으로 출발한 것은 전 대통령이 아직 나이지리아에 머물고 있던 8월19일 무렵 ... D-3일, 콩고 브라자빌의 본부를 떠나 인적이 드문 밤길을 300여㎞ 달렸다. 험한 산지를 넘어 가봉 국경에 도착한 것은 다음날인 8월20일 새벽. 강철 같던 실행조 요원들의 얼굴에도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다섯 시간이 넘는 밤길 주행이었지만 아무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같은 시각, 거사 예정지인 가봉의 수도 리브르빌에서 10km 남짓 떨어진 오웬도항. 호텔과 상점이 즐비해 흡사 마이애미비치를 연상케 한다는 이 호사스러운 도시 앞바다에는 산뜻한 계절을 맞아 레저를 즐기는 요트가 즐비했다. 그 바다 한켠에 주변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배 한 척이 몸을 숨기고 있었다. 북한국적의 ‘동건애국호’였다. ‘동건애국호’는 거사 후 실행조 일행이 한층 강화된 검문검색이나 국제적인 추적을 피해 안전하게 본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평양의 중앙당 작전부에서 보낸 ‘퇴로’였다(이듬해 발생한 아웅산 사건 때 공작원들을 원산에서 미얀마까지 실어 나른 것도 바로 동건애국호였다).]

사건 발생 후 22년 동안 아무런 얘기를 않고 있다가 이런 식으로 말을 퍼뜨린 것은 사건 당시 기획했던 모종의 각본을 되살려 없는 이야기를 지어냈다는 말이다. 왜 2004년에 이런 이야기를 지어냈을까? 이 해는 버마 지도자 네 윈의 사망(2002)으로 ‘네윈-산유 체제’가 종식되고 ‘1983 버마 사건’으로 외교관계를 단절했던 조선(북한)이 버마의 새 지도부와 외교관계 복원을 모색할 때다. ‘아웅 산 묘소 폭파 테러’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조선과 버마와의 외교관계 복원에 장애를 조성하려 했을 것이다.
(* 네윈-산유 체제가 종식된 직후 버마 감옥에 갇혀 있는 강민철(강영철)을 국내로 송환하기 위한 공작이 시작되고, 2006년 정형근 (鄭亨根)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 의해 강민철의 국내 송환을 위한 국회청원이 시작된다. 검사 출신인 정 씨는 1987년 KAL 858편 폭파 사건 때 안기부 대공수사국장으로 재직하며 이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그가 안기부에 들어간 때가 ‘1983 버마 사건’이 일어날 즈음으로 알려져 있다.)

‘1983 버마 사건’을 북측의 소행으로 재차 기정사실화해야 할 때, 그 사건 발생 한 해 전에도 그와 비슷한 일을 벌이려 했다는 ‘썰’을 조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 ‘썰’이 너무 어설프고 또 기상천외하다.

[계획을 취소한 것은 책임자였던 김정일 비서가 아니라 김일성 주석이었다. 당초 김 비서는 김 주석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아프리카 계획을 추진했다. ‘주적(主敵)’의 목숨을 끊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이를 통해 아버지 못지않은 정치적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욕심도, 가봉 정도는 잃을 수도 있다는 정치적 판단도 모두 김 비서의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실행 시간이 다가오자 김 비서는 그간의 독자 추진을 접고 ‘금수산 의사당’에 머무르고 있던 아버지에게 관련내용을 보고했던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것이 분명한 사안을 김 주석의 승인 없이 감행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김 비서는 1980년 노동당 중앙위 조직지도부장이 되면서 실권을 장악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외교 분야는 1985년 무렵까지 김일성 주석의 결재를 거쳐야 했다는 것이 당시 북한 외교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프리카 계획을 보고받고 김 주석은 대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봉쯤은 잃어도 좋다’는 김 비서의 판단과는 달리, 김 주석은 ‘계획이 성공하든 실패하든일단 일이 터지면 아프리카 전체가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김 비서를 질책했다는 것. 단순히 가봉과의 단교 정도가 아니라 비동맹회의의 중심축인 아프리카 국가들이 일제히 북한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게 만드는 무모한 시도라는 꾸중이었다고 한다.]

김정일 총비서가 혼자 일을 꾸민 뒤 김일성 주석에게 뒤늦게 보고했다 혼이 나 취소했다? 소설을 써도 좀 그럴듯하게 쓰자! 이처럼 황당무계한 ‘가봉 테러 이야기’는 9년 뒤 좀 더 구체성을 띄고 다시 등장한다. 2013년 초, ‘신동아 소설’에 등장했던 ‘탈북자 A’의 실명을 밝히고 그가 직접 ‘썰’을 푸는 방식이었다. 바로 ‘외교관 탈북자 1호’ 고영환(高英煥). 콩고 주재 조선대사관 3등서기관으로 재직하다 1991년 9월 망명한 이. 이 자가 갑자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국정원 산하 조직) 부원장 직함을 달고 나타났다.

( <동아TV> ‘쾌도난마’에 출연한 고영환)

( <동아TV>)

2017년 출간된『전두환 회고록』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 전두환 책 493쪽)

안기부 패거리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이 넘이 썰을 풀면 저 넘이 받아쓰고 누구는 그것을 회고록에 끼워 넣으면서 그럴듯한 이야기를 퍼뜨리는 삼인성호(三人成虎) 수법. 만약 고 씨가 1991년 망명 직후 위 이야기를 진술했다면 안기부(국정원)가 그것을 22년이나 묵혔을 리 없다. 특히 고 씨가 망명한 1991년은 버마 아웅 산 묘소 테러 이야기를 풀어놓기 딱 좋은 때였다. 고 씨가 한국에 들어온 때는 버마 정부가 문제의 보고서를 열심히 쓰고 있을 때다. 또 한 번 거짓말을 퍼뜨려 국민들을 속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아마도 안기부 대북공작 조직에서는 과거 자신들이 꾸민 ‘가봉 작전’에 고 씨의 아프리카 경험을 끼워맞춰 그럴듯한 이야기를 꾸미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줄거리가 너무 엉성해 내놓고 떠벌릴 엄두가 안 났을 것이다. 그래서 그냥 캐비닛 속에 처박아뒀던 것을 조선(북한)이 버마와 외교관계를 복원하려 할 때인 2004년 다시 꺼내 ‘신동아 소설’로 한 번 여론을 떠 본 것이고, 2013년 고영환에게 어떤 조직 부원장 이름표를 달아 직접 TV에 등장시켜 공격적으로 ‘썰’을 푼 것이다.
(*2004년 ‘신동아 소설’이 등장하기 7년 전인 1997년, 이후에도 한동안 ‘한반도 전문가’로 행세깨나 했던 미국 기자 돈 오버도퍼(Don Oberdorfer)가『The Two Koreas』를 쓰면서 처음 고영환의 가봉 테러 시나리오를 사실인 것처럼 썼고, 이듬해인 1998년 <중앙일보>가 이 책을『두 개의 한국』으로 번역 출판했다. 이들 책도 김대중 정부 출범에 즈음해 재차 반북 적대 여론을 조장할 필요성에 의해 출간됐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들 책이 출간됐을 당시엔 ‘고영환의 가봉 테러’ 이야기에 주목하는 이가 없었다. 그랬던 것을 2004년 <신동아>가 고영환을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전직 북한 관료 A씨’로 바꿔 소설을 쓴 것이다. 이미 ‘고영환의 이야기’로 기정사실화돼 있던 것을 굳이 ‘A씨의 이야기’로 바꾼 것부터가 그의 이야기가 신뢰할 수 없는 것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같다.)

그러면 2013년은 어떤 해일까. 바로 ‘1983 버마 사건’ 30주년이 되는 해로 사건 관련 책들이 여러 권 나올 때다. 1995년에 나온 장세동의『일해재단』중 사건 관련 부분이『역사의 빛과 그림자 - 버마 아웅산 국립묘지 폭탄테러 사건』으로, 1993년 출간된 박창석의『아웅산 다시보기』가 같은 제목으로 각각 재출간됐고, 라종일의『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이 출간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라 씨는 국내외 신문 방송 등에 여러 차례 인터뷰를 했다. 또 한 해 전인 2012년에는 사건 당시 버마주재 참사였던 송영식이『나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펴내 역시 이 사건을 재조명했었다. 이처럼 사건 발생 30주년에 맞춰 이 사건을 북측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하는 여론 공작이 집중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고영환에게 그럴듯한 직함을 부여해 그럴싸한 이야기를 조작하려 했던 것이다.

아무튼 ‘가봉 테러 쇼’는 시나리오에 그쳤고 이범석 장관 등은 화를 면했다. 대신 이 장관이 가봉 주재 함모 대사를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을 냈다는 후일담만 남았다. 미완에 그친 가봉에서의 2차 테러 리허설과 곁들여 전해지는 에피소드가 있다. 전두환이 말하는 ‘가봉 쇼’.

[국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가는 길이지만 북한의 압도적인 거점이라고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만큼 테러나 암살 등 위해 가능성을 생각해 두지 않을 수 없었다. ... 세 번째 방문국인 가봉 대통은 1975년 우리나라를 방문 ... 1977년 5월에는 북한을 방문 ... 그러한 일들을 의식했음인지 ... 이렇게 말했다. “김일성의 간절한 초청이 있어 평양을 방문 ... 1년 후 우리는 평양에 있는 우리 공관을 폐쇄 ... 그런데도 북한은 이곳에 있는 그들의 대사관을 지금껏 철수하지 않고 ... 이곳 북한 대사 역시 정치선전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북한대사관 요원들이 한국 정부를 비방하는 벽보를 여기저기 붙여 ... 그들의 저항이 대단합니다.” 봉고 대통령의 말처럼 그들의 저항은 집요 ... 자신들이 공들여 가꾸어 놓은 지역을 한국의 대통령이 누비고 다니는 것이 그렇게 못마땅했던지 환영 행사에서 애국가 대신 북한의 국가를 연주하도록 악보를 바꿔치기한 파렴치한 사건을 저지른 것 ... ] (『전두환 회고록-2권』398-401쪽)

이 에피소드와 ‘가봉 테러 시나리오’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안기부 등이 모종의 사건을 기획했는데 북측이 난데없이 애국가 악보를 바꿔치기해 안기부가 준비한 사건이 불발된 것일까? 그보다는 9월 6∼10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7차 비동맹 정상회의가 이란-이라크 전쟁을 이유로 1983년 3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것으로 바뀐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1976년 8월 9일부터 11일 간 진행된 제5차 비동맹회의(정상회의는 8.16∼19일) 및 9월 열릴 31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미국이 판문점 도끼 사건을 기획해 두 국제회의에서의 친북 비동맹 국가들의 위세를 꺾었고, 1979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6차 비동맹 정상회의를 앞두고 박정희 정권과 함께 북측을 겨냥한 비동맹 공작을 폈으며, 그 해 11월 유엔총회에서 버마가 쿠바의 친소 행보를 시비하며 비동맹운동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비동맹 진영에 일대 충격을 가한 전례가 있다.

이런 미국과 남한의 대북 비동맹 공작이 전두환 정권으로 고스란히 계승됐다는 사실도 앞서 살펴본 대로다. 이런 역사적 실례에 미뤄볼 때 1982년 바그다드 비동맹 정상회의를 앞두고 레이건 정권과 전두환 정권이 모종의 대북 외교 공작을 꾸몄을 것으로 의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아무튼 전통의 2차 비동맹 순방 외교는 무사히 마무리됐고 전통을 수행했던 이범석은 두 달 뒤 버마 외무장관 우 칫 흘랭을 맞이해야 했다. 우 칫 흘랭은 ‘1983 버마 사건’이 일어나기 꼭 1년 전인 1982년 10월 9일 방한해 10월 13일 돌아갔다. 그런데 버마 외무장관은 서울에 오기 석 달 전인 그 해 7월 9일 평양엘 먼저 갔다.

[【서울=내외】우 치드 라잉[칫 흘랭] 외상을 단장으로 한 버마 정부 대표단이 지난 9일 평양에 도착, 북괴 외교부장 허담 등과 회담했다고 북괴 방송들이 10일 보도했다.] (「버마 외상 평양 방문」<경향신문> 1982.7.12)

버마 외무장관은 왜 그 해 7월에 먼저 평양에 갔다 오고 나서 10월에 서울을 방문했을까. 이렇게 봐야 한다. 이범석이 미국 CIA 국장을 만나고 온 다음 - 아마도 미국 측의 지시에 따라 -  전두환 정권은 이범석 장관 명의로 버마 외무장관의 방한을 초청했을 것이다. 미국 또한 막후에서 ‘친북 국가’ 버마를 ‘친남 국가’로 만들기 위한 물량 공세에 나섰을 것이다. 버마 정부는 외무장관의 서울 방문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러려니 전통 우방인 조선에 양해를 구하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서울에 온 것이다. 아마도 전두환네의 대접이 북측의 그것에 비해 훨씬 융숭했던 모양이다. 또 그를 데려오고 다시 데려다 주기 위해 대한항공(KAL) 특별기를 동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범석 외무장관과 우 칫 라잉[흘랭] 버마 외상은 11일 오후 6시 외무장관실에서 한-버마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동남아 정세 전반과 양국 간 우호 증진 및 각 분야에 걸친 실질 협력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두 나라 외상은 이날 회담에서 버마의 풍부한 부존자원 개발을 위한 양국 간의 기술협력 확대와 한국 기업의 대 버마 진출 등 무역 증진 문제 등을 폭넓게 협의 ... 이 장관은 특히 우 칫 라잉[흘랭] 외상이 지난해 북괴와 중공을 방문했던 것과 관련, 남북한 정세 특히 한국의 평화통일 노력을 자세히 설명하고 버마 정부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우 칫 라잉 외상은 이에 앞서 10일과 11일 오전에 걸쳐 경주 불국사 석굴암, 박물관 등 한국의 유적 및 문화유산을 둘러보고 포항제철. 현대조선서 등 산업시설도 시찰했다.] (<동아일보> 1982.10.11)

( 경향신문 1982.10.12 / 버마 외상 전두환 예방)

우 칫 흘랭은 ‘1983 버마 사건’ 때 우리 경호원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수모를 겪게 된다. 눈에 불이 난 우리 경호원들이 ‘니놈들 때문에 다 죽었어!’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우 칫 흘랭의 방한은 - 비록 그는 아무른 낌새를 채지 못했을지라도 - 분명 ‘1983 버마 사건’을 조작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었을 것이다. 이범석 장관이 초청하는 형식으로 그를 한국에 오게 한 다음 이범석의 답방을 유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범석은 버마에 가지 않았다. 이 장관은 이 핑계 저 핑계로 버마 방문을 피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이에 대한 증언 한 마디 정황 한 개도 알려진 것이 없지만 분명 그랬을 것이다. 버마와 한국을 억지로 맺어주려는 외교 공작에서 버마 외무장관의 방한 다음은 한국 외무장관의 버마 방문이기 때문이다.

이 장관이 버마를 방문하지 않은 것, ‘외무장관이나 총리도 가지 않은 나라에 대통령이 왜 가냐’는 말이 나온 것, 노신영이 짠 3차 비동맹 순방 외교 일정이 이범석이 장관이 된 뒤 여러 차례 뒤바뀌다 결국 1983년 5월 전두환이 직접 이범석에게 ‘버마 방문’을 ‘내리먹인’ 것, 이 장관이 어쩔 수 없이 그 결정에 따르면서도 내심 버마에 가지 않으려 몸부림쳤던 것은 모두 ‘1983 버마 사건’을 위한 사전 공작 과정에서 빚어진 사건들이다.

버마 외상이 한국에 오기 직전에 로마에서 열린 제 69차 국제의원연맹(IPU) 총회도 눈 여겨 봐야 한다. 한 해 뒤 ‘1983 버마 사건’은 바로 제70차 IPU 총회가 서울에서 열릴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통령 전두환은 10월 4일 이 회의 개막식 연설을 하고 나흘 뒤인 10월 8일 버마로 갔고, 문제의 사건(10월 9일)이 일어나자 IPU 총회장은 ‘북괴 성토장’으로 돌변했고 대북 결의안을 채택한 뒤 10월 12일 막을 내렸다. 1976년 제5차 비동맹 정상회의 직전 판문점 도끼 사건을 만들고, 이 회의 및 이 회의에 뒤이어 열릴 제31차 유엔총회장을 ‘도끼 살인 성토’의 장으로 만든 것과 똑같다.

( 70차 IPU총회 기념우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IPU 서울 총회에는 75개국 14개 기구에서 의원 453명, 국회 사무총장 55명, 기타 관계자와 수행원 등 총 743명이 참가했으며, 참가국 가운데 한국 단독 수교국은 28개국, 조선 단독 수교국은 4개국, 남북한 동시 수교국은 32개국, 남북한 모두와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는 3개국이었다. 그런데 압도적인 표차로 IPU 총회 서울 개최 결정 이 내려졌다.

[국제의원연맹(IPU)의 내년도 총회를 서울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2일 로마에서 폐막된 제69차 총회는 차기 총회를 오는 83년 9월 서울에서 개최키로 결의 ... 전세계 정치인들의 가장 큰 모임인 [강조]IPU 총회의 서울 유치는 당초에도 없었고, 기대도 하지 않았던 뜻밖의 커다란 수확[강조] ... 북괴의 적극적인 방해 작전에도 불구하고 집행위원회에서의 표결은 82대 32, 기권 24의 압도적 표차로 서울 개최안이 채택 ... IPU는 비동맹권이나 동구권 국가들을 배경으로 해서 북괴 측이 정치 공세의 선전장으로 활용해왔던 무대 ... 남북 간의 정치 대립이 첨예화된 국제회의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의 서울 유치 성공은 의원 외교의 개가 ... 국위가 날로 선양되고 있음을 증명한 셈 ... 우리 대표단은 제5공화국 출범 이후 적극적인 정상 순방 외교의 밑받침이 컸음을 실감하였다고 보고 ... 가장 소수의 대표단으로 커다란 성과를 거둔 대표단의 노고 ... ] (「잇따른 국제행사 유치 - 내년 IPU 서울 총회 유치 성공」<조선일보> 1982.9.24)

IPU 서울총회를 유치할 계획도 없었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서울 개최안이 기습 상정됐고 집행위원회 표결이 82대 32, 기권 24의 압도적 표차로 나타났다는 말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는 1983년 10월로 예정된 아웅 산 묘소 테러 시점에 서울에서 IPU 총회를 개최하는 시간표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이렇게 치밀하게 ‘1983 버마 사건’을 기획하며 폭풍전야의 1982년은 저물었다. (18편으로 계속)

<1983 버마> 저자 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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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타하리 정계요화 조성은 vs 정계요물 박지원 절묘한 캡쳐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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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무엇을 위한 것인가?? 시골목사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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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이자 관저인 “청와대”라는 이름을 순... 꺾은 붓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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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의 말 때문에 사면초가에 몰린 ‘윤석열’ 아이엠피터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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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의대편입없애야 놀았던애들 들어온다 의전원폐지 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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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민초강론-05] 좌초로 인한 ‘파공’에 대... (1) 신상철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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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 쿠데타를 말하다 0042625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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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개혁의 깃발 (1) 0042625 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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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대에서 정신과분리해야 사이버대로 만들어야 심리로장난쳐 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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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로장난많이친다 정신과폐지 직업학교 정신과만들... 의전원폐지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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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최악의 실수 세 가지 아이엠피터 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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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의 고전소통] 人物論 동양 의술에 불멸의 이름... 이정랑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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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민초강론-04] 해도(海圖)를 보면 천안함 ... (7) 신상철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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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을 물먹인 군종병 할렐루야~~~~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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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위상에 걸맞는 언론이 필요하다 권종상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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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가세연’ 운영진들은 왜 경찰에 체포됐나? 아이엠피터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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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아크 제작자가 친일파이다 박형국 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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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갤 개통되네요 해당 사이트에 이상이 있었나봐용 마파람짱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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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산교육 한 번 시켜보... 꺾은 붓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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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민초강론 번외편] 尹, ‘고발사주’ 논란... 신상철 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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