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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26
  번호 130802  글쓴이 강진욱  조회 258  누리 11 (11,0, 0:1:0)  등록일 2022-3-23 08:57 대문 0

[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26
최병효 책 <그들은 왜 순국해야 했는가> 독후기

(WWW.SURPRISE.OR.KR / 강진욱 / 2022-03-23)

 

26. “한국 경호팀이 10월 6일 묘소 천장에 올라갔다”

‘살생부’를 만들어 묘소 앞에 도열할 사람을 고르고, 이들 앞에 서야 할 전두환은 현장에 가지 않으면서 그가 현장에 도착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그 순간에 폭약을 터뜨려 도열한 이들을 폭살했다면, 그 폭약은 언제, 누가 설치했을까.

전두환 정권과 미국이 이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만들었으니 그 폭약은 북한 공작원이 설치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 사건이 전두환네와 미 CIA 등이 공모한 자작극이라면 폭약을 설치한 쪽은 미국 또는 전두환네다. 물론 그렇게 말한 이도 없고, 그것을 입증할 자료도 없지만(이런 증언이 나올 리도 없고. 그런 자료가 있을 리도 없지만), 아웅 산 묘소 천장에 폭약을 설치한 것은 전두환네 경호원이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충분한 정황이 있다.

( 동아일보 1983.10.13)

박창석의 책에만 등장하는 천병득 경호처장의 발언이 그것이다. 앞글(25편)에서 문제의 ‘나팔 소리’를 언급하면서 인용했다. 책 2쪽 분량의 그의 자세한 인터뷰 글 가운데, 관련된 부분만 본다.

[“사건 직후 나팔수를 포함해서 현장에 있던 몇 명의 미얀마[버마]인들이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는데, 한국 경호원들이 관련됐다는 얘기가 그 조사 과정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미얀마 수사관들의 주장에 의하면, 한국 경호원이 사건 3일 전에 ‘경호 상 사전 검사를 해야 한다’면서 아웅산 묘소 지붕에 올라갔다고 한 나팔수가 증언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 미얀마 수사 당국의 한국인에 대한 의심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 그 때문에 나는 범인 체포 후에도 일주일간이나 출국이 정지되었습니다.”] (박창석『아웅산 다시 보기』214쪽)

사건 발생 3일 전인 10월 6일 한국 경호원이 사전 점검 차 묘소 지붕에 올라갔다는 놀라운 증언! 천 씨는 이어 버마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위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우 산 유 미얀마[버마] 대통령이 조문 사절로 한국에 와서 신라호텔에 머물렀는데, 그때 일본의 아베 [신타로] 외상이 조문단 대표로 와서 바로 옆방에 묵고 있었습니다. ... 아베 외상은 우 산 유 대통령에게 ‘귀국에[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의 경호를 왜 그렇게 허술하게 했느냐’고 물으니 우 산 유 대통령은 ‘무슨 소리냐? 한국 경호팀이 폭발 사건 3일 전에 묘소 내부를 다 체크했다’고 말하면서, 한국 경호팀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한국 경호원에 대한 불신이 증폭 ... ”] (박창석『아웅산 다시 보기』214∼215쪽)

버마 측 증언과 일본 외상의 증언이 일치한다. 버마 외상의 증언을 직접 들은 이도 있다. 바로 최병효 전 대사.

[우 잇 라잉[우 칫 흘랭] 버마 외상은 10.13 서울에서 열린 ‘순국 외교사절 합동국민장’에 조문사절단으로 방한(10.12-14) ... 10.14 [특사로 버마에 파견되었다가 전날 귀국한 이원경 체육부장관과] 신라호텔에서 조찬(김병연 아주국장과 필자[최병효] 동석)을 하는 중에 “금일 한국 신문은 버마 측이 한국 경호원들의 아웅 산 묘소 사전 조사를 금하였다고 보도하였으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언급하였다. 이 기록은 그 자리에 배석하여 같이 조찬을 한 내가 작성해 둔 문서에 기록되어 있다. 버마 외상은 또 서울에서 영결식 참석시 10.13 만났던 아베 신타로 외상을 귀국 길에 도쿄에서 다시 만나 10.14 만찬을 하는 중에 “방한 중 한국 언론은 본인을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고 버마 측이 성역이라는 이유로 묘소의 사전 점검을 거부했다는 허위 보도를 하였다. 금번 사건으로 한국은 중요한 인재를 잃었으나 버마는 국가의 위신을 잃었다. 상대방이 성의를 가지고 임하면 버마 측도 성의를 가지고 임할 것이다.”라고 이를 다시 언급하였다.] (최병효 책 139∼140쪽)

최 전 대사는 이어 박창석 씨 책에 있는 천병득 처장 인터뷰를 언급한 뒤 “우리 경호팀이 사건 3일 전(10.6, 목요일)에 묘지를 체크했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이 드러난다”며 “결국 버마 측이 우리 경호팀의 묘지 점검을 금지했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님이 선발 경호대로 파견되었던 현장 책임자 천병득 경호처장 본인의 발언으로도 드러나고 있다”고 확인했다.

최 전 대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까지도 이 사건에 대해 집필한 모든 필자들이 이를 무시하고 버마 측의 금지로 묘소를 점검하지 못했다고 판에 박힌 소리를 하고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이상 142쪽).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근거로 나름 합리적인 추리를 통해 이렇게 내린 소결론은, 버마 측이 반대해서 또는 다른 이유로 아웅 산 묘소 안전 점검을 못 했고, 그래서 ‘북괴의 폭탄 테러’에 꼼짝없이 당했다는 전두환네 주장은 거짓이었다는 새로운 결론으로 이어져야 한다. 제대로 된 사고는 그런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뒤에는, 전두환네는 왜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 국민들을 속였는지를 엄중히 캐묻고 탐구해야 한다. 그러면 이 사건은 전두환네와 전두환네를 싸고 돈 미국이 벌인 조작극이라는 최종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최 전 대사는 이런 합리적인, 그러나 대단히 힘들고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이런 사유를 마다하고 아주 간단한 이유를 대며 슬그머니 삼천포로 빠진다.

[범인들은 사건 이틀 전인 10.7(금) 새벽 2시에 묘지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이는 우리 경호팀이 3일 전인 10.6(목)에 묘소를 체크한 이후이다.](142쪽)

전두환네 경호팀이 점검한 다음날 북한 공작원들이 폭탄을 설치했다는 말이다. 사건의 핵심을 피하고 엉뚱한 ‘썰’(說)을 풀어놓는 솜씨가 기발하다. 백보를 양보해, 최 전 대사의 한심한 추론대로 - 대한민국 사람 거개가 금과옥조처럼 믿는 항설대로 - 한국 경호팀이 10월 6일 아웅 산 묘소 천장에 올라가 사전 점검을 마쳤는데, 북한 공작원들이 그 다음날 묘소 천장에 다시 올라가 폭약을 설치했다고 볼 수는 없을까. 최 전 대사가 그렇게 믿는 근거는 이렇다.

[내가 작성한 사건 경과 보고서에는 묘소 사전 점검에 대한 버마 측의 추가적인 언급이 있다. 일본 외무성은 버마 사건 관련, ... 10.19-22일간 외무성 아주국 아리마 참사관(부국장)을 버마에 파견 ... 그는 10.27 서울에 와서 이원경 외무장관에게 그 방문 결과를 설명 ... 그에 의하면 “10.21 버마 외무성 측은 사건 관련, 한국에 전적인 책임을 느끼고 이를 회피할 생각은 없으나, 아웅 산 묘소는 일부 한국 측 이야기와는 달리 사건 당일 아침 먼저 버마 측이 점검한 데 이어, 한국 측도 금속 및 플라스틱 탐지기를 동원하여 모든 가능한 사전 체크를 하였음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최병효 책 142∼143쪽)

일본을 통해 전해진 버마 측 주장은 사실일 것이다. 당시 미국의 레이건 패거리와 일본의 나카소네 패거리는 전두환네의 뒤를 봐주고 있었고, 미국은 일본까지 동원해 버마 정부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 오래 전부터 각종 이권과 특혜를 제공하며 조선(북한)과 친했던 버마를 친남반북으로 유도해 온 끈끈한 - 더럽고 치사한 - 미.일.한 3각 관계는 그렇게 작동하고 있었다(이때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도 미.일.한 3각 관계는 이런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고, 윤석렬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더 심화될 수도 있겠다). 아무튼 버마는 일본에게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했을 것이고, 일본은 들은 대로 전두환네에 전한 것이다.

최 전 대사는 이 말을 ‘당일 아침에도 점검했지만, 이틀 전 숨겨 놓은 폭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해했다. 이런! 도무지 말이 안 된다. 금속탐지기 스위치를 꺼 놓고 눈은 한쪽만 뜨고 건성으로 점검했다는 말 아닌가. 폭약을 설치한 곳에는 버마 측 요원이 가지 못하게 했을 수도 있겠다. 최 전 대사도 이 정도 추리는 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와 버마 측 경호팀이 사건 당일인 10.9(일) 아침 일찍 현장을 다시 점검했는데 56시간 전에 범인들이 설치한 폭탄을 발견하지 못한데 있다. 나의 추론으로는 이미 3이 전에 한국과 버마 양측에서 묘소 건물을 모두 점검했으니까 두 번째 점검에서는 버마 측만 지붕에 올라가서 간단히 살펴봤고, 우리 측은 지붕 아래에서 금속탐지기로 대충 점검하였기에 지붕 속에 폭탄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아니면 사건 당일 아침의 점검에서는 양측 모두 묘소 지붕에 올라가지는 않고 밑에서 탐지기로 형식적으로 점검하다 보니 지붕 아래 서까래에 장치된 폭탄들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다.](최병효 책 142쪽)

너무 어이가 없다. 자신들이 설치한 폭약이 발각되지 않도록 눈뜬장님 흉내를 내지 않았다면 천장을 뜯고 폭약을 설치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나. 만에 하나 버마 측이 안전 점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 버마 외무장관은 “한국 경호팀이 사전 점검을 다 했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그는 “한국 경호팀이 사전 점검을 했지만, 그 후 우리 측[버마]의 묘지 경호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가 이렇게 말하지 않은 것은 한국 경호팀이 10월 6일 사전 점검을 다 마친 뒤에는 버마 안전 요원들은 묘소 주위에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버마 외무장관의 말 속에는 “묘지 안전 점검은 전적으로 한국 책임이었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또한 아웅 산 묘소 안전 점검을 전적으로 한국 경호팀이 맡고 있지 않았다면, 버마 측이 사건 초기 한국 경호팀을 사건의 배후로 보고 강도 높게 조사할 이유가 없다. 버마 측이 천병득 처장과 송영식 참사를 불러 조사하고 두 사람에 대해 일주일간이나 출국을 금지시킨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송영식 참사는 조사받을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한국 경호원들이 행사장에 도착할 때 지뢰탐지기를 갖고 있었는지, 단상 위에도 경호원들이 있었는지 물었다. 지뢰탐지기 소지 여부는 모르겠고, 몇 명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경호원들이 요인들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으며, 단상 도열 때에도 몇 명은 요인들 가까이 있어야 했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송영식『나의 이야기』192쪽)

그 뿐인가. 당초에는 전두환을 만날 일정조차 없었던 버마 최고지도자 네 윈은 묘소에 설치한 폭약이 터져 모두가 죽고 다친 지 몇 시간 뒤 영빈관으로 와 전두환을 만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음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 우리는 최근에 국가정보국 간부를 숙청했습니다. 경호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책임 있는 자가 구석구석 검색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있습니다. 나는 이자들에게 여러 번 주의를 주었습니다. 철저한 검색과 검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아웅 산 묘지에 가지 말라고 제가 우 산 유 대통령에게 이례적으로 충고를 해 주었습니다.”] (장세동『일해재단』 34쪽)

네 윈 의장이 말하는 ‘책임’은 도의적 책임을 뜻한다. 그는 국가정보국장 등의 숙청으로 인해 묘지 안전 점검을 자신들이 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이다. 앞글(19편)에서 밝혔듯이 버마 국가정보국장의 숙청은 버마 치안 및 경호 체계를 마비시키기 위한 사전 공작이었다. 버마 국가정보국장 및 그의 측근들이 모두 숙청되고 그 조직을 망가뜨려 아웅 산 묘소 안전 점검 등 보안과 치안의 체계를 무력화한 것이다. 그렇게 버마 치안 체계가 마비돼 아웅 산 묘소 안전 점검 권한을 전두환네가 행사하게 만든 것이다.

네 윈의 말은 버마 외무장관이 “아웅 산 묘소는 일부 한국 측 이야기와는 달리 사건 당일 아침 먼저 버마 측이 점검한 데 이어, 한국 측도 금속 및 플라스틱 탐지기를 동원하여 모든 가능한 사전 체크를 하였음을 강조”(최병효 책 143쪽)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네 윈은 분명 전두환네와 미국 측의 수상한 움직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가 산 유 대통령에게 특별히 묘지에 가지 말라고 충고한 이유일 것이다. 아웅 산 묘소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음모의 낌새를 눈치 챈 것은 네 윈이나 그의 충고를 들었을 산 유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송영식 참사는 버마 문공부장관의 이상한 행동을 기억한다.

[나는 현장 상황 설명에서, 이범석 외무장관을 수행해서 묘소 단상에 올라가 요인들을 도열시킨 후 ... 미얀마[버마] 측 행사 호스트인 아웅 쬬 민트(U Aung Kyaw Myint) 문공부장관을 찾았으며, 잠시 후 미얀마 문공부장관이 나타났으나 그는 단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자동차 행렬이 도착하는 지점으로 갔으며, ... 내가 미얀마 문공부장관을 찾은 것은 단상 위에 도열한 우리 측 수행원들을 만나서 영접해 주기를 원했기 때문 ... 명색이 행사 호스트인 문공부장관이 우리 측 이범석 장관이 도착하고 내가 찾아 나선 후에야 나타나서 나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귀빈들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로 차량 도착 지점에서 오락가락한 점은 그가 폭파 음모를 사전에 인지하고 단상을 회피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나는 이러한 관점에서 미얀마 문공부장관의 수상한 음직임을 내가 본 대로 증언해 주었다.] (송영식『나의 이야기』190∼191쪽)

송 참사는 너무도 어리석게도, 북측과 버마 간 “고위급 수준의 협조나 방조 가능성이 있다고”(193쪽) 믿지만, 버마 측 고위 인사들의 이상한 행동거지는 모두 아웅 산 묘소에 폭약을 설치한 것은 한국 경호팀임을 시사한다. 묘소 안전 점검을 포함해 전두환네의 버마 방문과 관련한 모든 일에 북측이 관여했을 개연성은 ‘제로’, 차라리 ‘마이너스’다. 모든 일은 전두환네 또는 전두환네를 싸고 돈 미국 측과 관련돼 있을 것이다.  

묘소 주변에는 가지 말라고 산 유 대통령에게 충고했다던 네 윈 의장이나 그의 충고를 들은 산 유 대통령 모두 사건 직후 전두환을 찾아와 심심한 ‘사죄의 변’을 밝히면서도 조선(북한)을 의심하는 단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은 이유도 그것이다. 네 윈과 전두환의 대화.

[▲네윈 = 책임자를 잡아내겠습니다. 문제는 어떤 파벌의 소행이냐 이것이 복잡합니다. 사고의 원인은 내부에 있을 수도 있고 외부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
▲전두환 = 북한은 ... 대구 미 문화원을 폭파 기도하였습니다. 그 수법과 패턴이 오늘의 사건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 유의하십시오. 우리는 그때의 사건도 북한 간첩의 소행이라는 심증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범인이 곧 잡힐 것입니다. 주모자는 이미 일본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으나, 하수인을 곧 잡으면 진상이 밝혀질 것입니다. ...
▲네윈 =...우리는 범행한 자를 잡아내고야 말 것입니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복잡한 파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세동『일해재단』 34-36쪽)
 
전두환은 사건의 내막은커녕 현장 수습도 안 된 상태에서 ‘북괴’를 거론하며 은근슬쩍 사건의 배후를 그쪽으로 몰고 가려 했다. 그러나 네 윈은 ‘북괴’의 ‘북’자도 꺼내지 않았다. 전두환의 ‘북괴’ 운운에 전혀 동의하는 기색이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네 윈에 앞서 전두환을 만난 산 유는 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전두환이 대화를 끝내면서 “북한은 대만민국에 대한 전복 기도 음모를 수없이 하여 왔으며, 갖은 테러 행위를 자행하여 왔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 산 유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장세동『일해재단』 33쪽).

이런 모든 정황을 제대로 살펴보면, 아웅 산 묘소 사건이 북측의 소행이라는 전두환네와 그 후예들의 주장은 근거 없는 거짓임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 우선 10월 6일과 7일이라는 날짜에 주목할 일이다. 전두환네는 10월 6일 북한 공작원들이 안가에서 나와 10월 7일 새벽 2시 아웅 산 묘소 천장에 올라가 폭탄을 설치했다고 주장하지만, 10월 6일은 한국 경호대가 사전 점검을 하겠다며 묘소 천장에 올라간 날로 밝혀졌다. 버마 외상이 조문사절로 한국에 와 버마 특사로 갔던 이원경 체육부장관에게 직접 그렇게 밝혔고, 다음날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따로 외상을 만나서도 거듭 그렇게 강조했다. 또 10월 6일은 안기부 해외공작국장(안기부 3국장. 이상구. 훗날 <내외통신> 사장 역임)이 버마에 간 날이다.

( 라종일『아웅산 테러리스트 강민철』86쪽 / 앞글(9편)에서 안기부 해외공작국장 이상구가 사건 발생 이틀 전(10월 7일) 버마를 방문했다고 쓴 것은 “대통령 일행이 버마를 방문하기 이틀 전”(10월 6일)의 오기였습니다.)

박세직 당시 안기부 2차장은 사건 발생 약 한 달 전 이상구 국장을 버마에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9편 참조). 언제부터인지 슬그머니 안기부 2차장 직함을 달고 있었고, 사건 발생 시각에 미 CIA 서울지국장 및 박준병 보안사령관과 함께 있었으며, 사건 발생 다음날 ‘진상조사단장’이 돼 안기부와 보안사 대공 요원들 13명을 이끌고 버마로 날아갔던 그다.

( 박세직 책『하늘과 땅 동서가 하나로』50쪽)

( 박세직 책『하늘과 땅 동서가 하나로』51쪽)

이상구 안기부 해외공작국장은 박세직의 말대로 사건 발생 한 달 전부터 버마를 오가다 마지막으로 10월 6일 버마에 간 것이다. 그리고 이날 전두환네 경호팀이 사전 점검을 이유로 아웅 산 묘소 지붕에 올라갔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그 후 묘소 경비는 전적으로 전두환네 경호팀이 책임을 지고 있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런 사실과 정황은 이날 저녁 북한 공작원들이 모처 안가에서 나와 다음날인 10월 7일 새벽 2시 경 묘소 지붕에 올라가 폭약을 설치했다는 전두환네 안기부의 주장과 묘하게 맞물려 들어간다. 어쩌면 아웅 산 묘소 천장에 설치된 폭약과 폭약 설치조 또는 강민철 등 3인은 안기부 해외공작국장과 함께 이날 버마에 들어왔을 공산이 크다. 버마 국가정보국장 등의 숙청은 단지 묘소 안전 점검 문제만이 아니라, 훨씬 광범위하게 버마의 보안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 동아일보 1983.11.24)

알아야 할 거의 모든 팩트를 알고 있으면서도, ‘버마 사건 = 북괴 소행’이라는 공식 결론에 굴복한 최 전 대사는 “장세동 경호실장이나 천병득 경호처장은 책임 있는 공직자로서 지금이라도 이 점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고 유가족들에게 사죄해야 마땅할 것”( 143쪽)이라고 점잖게 타이른다. 뜬금없다. “사건 당일 아침 먼저 버마 측이 점검한 데 이어, 한국 측도 금속 및 플라스틱 탐지기를 동원하여 모든 가능한 사전 체크를 했다”(143쪽)는데 뭘 해명하고 뭘 사죄하란 말인가. 혹시 면죄부를 주려는 것인가. ‘네에∼ 맞습니다, 북괴의 가공할 공작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아∼∼.’ (27편에서 계속) 

<1983 버마> 저자 강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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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성기 정치학과 짤짤이-딸딸이 논쟁 kenosis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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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t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② 김종익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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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와 이종원이 열린 심장에 칼을 꽂고, 침을 뱉는... kenosis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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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대한민국 경찰여러분! 신상철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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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t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① 김종익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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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칼럼] 한동훈은 성역? 누가 ‘내로남불’을 ... 임두만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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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15 남북 공동선언 22주년입니다 김용택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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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TV] ‘不便한 眞實’의 歷史 신상철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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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31 강진욱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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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칼럼] 윤석열 공격, 가짜뉴스로는 안 된다 임두만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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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과 맷집의 거리, 폭력과 고통에 관한 고찰 김종익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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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상품(商品)인가 공공재(公共材)인가 김용택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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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가 열린공감이 돈가지고 싸운다네 kenosis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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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전 위원 천안함 좌초충돌 주장 명예훼손 무죄... 미디어오늘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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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천안함 좌초설 명예훼손’ 신상철, 대법원서... 머니투데이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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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 것인가? 신상철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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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0억 달러 재정지원을 중단... 시골목사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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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최선을 다한 당신! 힘내시라! 신상철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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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참패… 보수교육 어디로 가나? 김용택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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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30 강진욱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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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재산 축소 신고’ 투... 신문고뉴스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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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춘보 칼럼]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윤 대통령은 ... 심춘보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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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춘몽, 그는 왜 그곳에 12시간 서 있는가 신상철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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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이 만들겠다는 ‘시장경제’의 실체를 벗긴다 김용택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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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문꿀오소리들 봉하마을 갔을까? 신상철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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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보며 권종상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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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의 역사적 문맥과 정치적 논리 ② 김종익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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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알면 알수록 화가 나는 전북·남원 신상철 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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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역사... 5·18광주민중항쟁 김용택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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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의 역사적 문맥과 정치적 논리 ① 김종익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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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안보를 위해 우리나라 최대 농경지 천수만 소각장... 시골목사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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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TV] 이해학 목사님과의 대화 - 호남은 한반도... 신상철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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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대통령 ‘반지성주의’ 말할 자격이 있나 김용택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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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그들의 죽음이 ... 순국이었을까? 29 강진욱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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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오도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② 김종익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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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경남 통영 미분류표 어떻게 분류됐을까? 신상철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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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오도하는 우크라이나 사태 ① 김종익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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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 사면복권을 요구함 강기석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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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님, 대한민국 역사에 오명을 남기십시요. kenosis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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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감동이 사라진 곳에 권력투쟁만 남았구나. kenosis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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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전북의 무소속바람 태풍된다 신상철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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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법률 공포안 의결 사람일보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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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칼럼] “검수완박? ‘검찰권력제한법’이라고... 임두만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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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사면권 행사 ‘끼워넣기’ ‘먹튀사면’ 안... 김용택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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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여러분의 지지와 공감이 필요합니다 신상철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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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더 사과하라고 하면 니 아가리를 찟어 놓겠다. kenosis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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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을 노래하다. kenosis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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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남원시장 예비후보 총 66편의 유튜브 정책홍보... 이주연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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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윤석열엔 ‘신속’ 조국엔 ‘하세월’ ... 임두만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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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생각’을 하고 투표해야 하는가 권종상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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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62주년을 통해 본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김용택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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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춘보의 노변정담] 문재인 정부와는 다르다면서요. ... 심춘보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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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세월호 8주기 특별방송-급선회, 사고의 ... 신상철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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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뿐이랴. 기대한 것 이상을 보게 되리라 권종상 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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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TV] Tracking the Truth of Sewol USA 1 신상철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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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급 미모? 한국 언론 극찬 ‘대만 김건희 기사’... 아이엠피터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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