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공화당)의 미래 ①
밴스 지명은 트럼프 왕국을 지속시킬까?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09-29)

가나리 류이치金成隆一
1976년생. 아사히 신문 오사카 사회부 데스크.
저서로 『르포 트럼프 왕국』 『르포 트럼프 왕국2』(제36회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기념상 특별상 수상) 등이 있다.

* 이 번역글은 분량이 길어 3편에 나누어 게재합니다 - 역자 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토론회 대실패,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바이든 전격 사퇴, 해리스 부통령 승계와 지지율 급신장 ―.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극적인 전개를 보이고 있다. 10월 이변October surprise(4년마다 11월에 실시하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직전에, 투표 결과를 좌우할지도 모르는 중대한 움직임을 어느 후보 진영에서 터뜨리는 일 – 역주)도 있을지 모르고, 11월 5일 투표일까지 뭔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다. 선거 뒤의 폭력적 혼란도 우려된다.

그런 가운데 이 글에서는,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에 러스트 벨트rust belt 출신의 상원의원 제임스 데이비드 밴스James David Vance(1984년생)를 선택한 사실이 갖는 몇 가지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트럼프의 ‘후계 지명’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공화당을 점령한 ‘트럼프주의’가 본인 은퇴 뒤에도 뿌리 깊게 남는다는 견해를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2020년 연방의회 의사당 습격에 대해, 밴스는 “트럼프는 평화적으로 항의하도록 말했는데, (트럼프가) 누군가의 생명을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생각에는 어처구니가 없다”고 트럼프를 옹호해 왔다.

밴스는, 2016년에 출판한 자서전 『Hillbilly Elegy』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필자는 2017년에 오하이오 주에서 밴스를 인터뷰했는데, 당시의 주장을 이 글의 후반에서 소개한다.

■ 미국 주류파에 대한 ‘적대 자세’를 간판으로

밴스의 특징은, 정․재계의 종래의 주류파에 대한 적대적 자세다. 이것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정치가로서 자신의 간판을 삼는 듯하다. 가족이 뿌리를 가진 러스트 벨트와 애팔래치아Appalachia 지방이 쇠퇴한 것은, 노동자의 삶을 희생으로 삼아, 주류파가 글로벌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라는 형태로, 뿌리와 주장을 한 세트로 팔아먹는다.

본인은, 오하이오 주의 복잡한 가정환경에서 자라서, 고등학교에서 해병대, 예일대 로스쿨, 벤처 투자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경력을 쌓으며, 서른여덟 살에 상원의원 당선과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켜 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에서는, 부부의 자산은 부동산을 제외하고 합계 400만 달러에서 1,040만 달러. 그런데도 미국에서 잘 나가는 층을 ‘지배 계급’ ‘엘리트’로 부르며, 비판해 왔다.

어떤 주장해 왔을까? 밴스는, 7월 공화당 전국대회에서 지명 수락 연설을 했는데, 대략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저는 오하이오 주 Middletown에서 자랐습니다. (중략) 거기는 워싱턴에 있는 미국의 지배 계급American‘s ruling class에게 버림을 받고, 망각된 곳이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바이든이라는 직업 정치가career politician가, 나쁜 무역 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지지해, 셀 수 없을 정도의 일자리를 멕시코로 보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바이든이라는 직업 정치가가 중국에 유리한 무역 협정을 체결해, 미국 중산층의 제조업이라는 좋은 고용을 한층 파괴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바로 그 바이든이 파멸적인 이라크 침공을 (상원의원으로) 지지했습니다. 각각의 과정에서 일자리는 해외로 유출되고, 어린이들이 전쟁에 파송되었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수락 연설에 라이벌 비판이 담기는 것은 자연스러우리라. 그러나 이 연설에는, 예전의 공화당 주류파에 대한 비판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국에서는 종래의 리버럴과 보수의 대립만이 아니라, ‘계급투쟁’의 논리도 강조되는 것이 눈에 띄는데, 이 연설도 그랬다.

밴스는, 동네에서 같이 자란 옛날 친구들이 약물 과잉 섭취로 희생되어 왔다고 설명. 재차 ‘미국의 지배 계급’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이 지배 계급이 문제를 방기해, “항상 그렇듯이 우리 동네 같은 커뮤니티가 그 대가를 치러 왔다”고 호소했다.

거기에 더해 밴스는, 결별할 것을 열거했다.
“월가와의 영합은 이미 끝났다. 우리는 노동자에게 진력한다.”
“무제한적인 국제 무역을 위해 (국내의) 공급망supply chain을 희생하는 것도 이미 끝났다. 좀 더 많은 제품에 Made in the USA라는 훌륭한 상표를 붙인다.”
“외국의 노동력 수입도 이미 끝났다. 미국 시민과 그들의 좋은 일자리, 좋은 임금을 위해 싸운다.”

덧붙여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세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부담을 동맹국이 떠맡도록 한다. 미국 납세자의 관대함을 배신하는 국가들의 무임승차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가 어찌 되든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2022년 인터뷰에서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실제로 연방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지원법에 강경하게 반대한 한 명이었다. 트럼프류의 ‘미국 제일주의’가 국내외 정책에 반영되고 있었다.

■ 레이건 보수와 결별 선언일까?

이러한 밴스의 주장들은, 종래 공화당 주류파와 다른 부분이 눈에 띈다.
트럼프 이전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대기업 입장을 이해하고, 자유 무역을 촉진하고, 이민자의 수입도 일정 정도 이해하고, 외교 안전 보장에서는 국제주의에서 강경파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자주 사용되었던 말은, ‘공화당의 삼각의자’라는 표현이다. 대체적 이해로는, 공화당의 지지 기반은 ‘기독교 우파 등 사회 보수’,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재정 보수’, ‘안전 보장 강경파․개입주의자’라는 세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어느 것인가 하나가 빠지면 엎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적어도 레이건 시대부터 롬니Willard Mitt Romney(2012년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에 이르기까지 30년 이상, 이 삼각의자에 지탱되어 왔다고 평가된다.

그 때문에, 트럼프의 밴스 지명은 “레이건 공화주의라는 관에 다시 한 번 못질을 가하는 일”(『National Review』 편집장)로도 평가된다. 레이건류의 공화당은 끝났다는 취지다.

밴스의 주장이, 라이벌 민주당만이 아니라, 이제까지의 공화당 주류파도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는 사실은, 당 대회 직전에 있었던, 어느 보수 운동의 모임에서 행한 연설에 명시되어 있었다. 국민보수주의National Conservatism 모임에서 2024년 7월 10일에 행한 연설이다.

밴스는, 미국 민주주의가 직면할 ‘진정한 위협’에 대해, “유권자가 이민자의 삭감을 바라며 계속 투표하는 가운데, 정치가들이 보다 많은 이민자를 계속 수입하고 있는 거”라고 설명. 엘리트가 유권자의 소원을 개의치 않는 이유는, 그들 자신이 싼 노동력(이민자)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외에, 애당초 자국민을 탐탁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엘리트가 바라는 전쟁은 (수도) 워싱턴이 아니라, heartland(대륙의 중심부) 사람들에 의해 치러지고 있으니까”라고도 덧붙였다.

공화당 내의 투쟁에 대해서는,
“우리는 당내 토론에서 이기기 시작했다”
“국민보수주의 운동이 대체로 토론에 승리하고 있고, 논의도 변해 가고 있다. 미국의 지도자는 (무엇보다도) 미국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단순한 원칙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예전에 트럼프를 비판했던 자신을, 2019년에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개종자’라고 부르며, 당시는 이미 트럼프 정권 발족 뒤였기에 당내에서 반트럼프파의 맹렬한 반격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지적. 거기에 더해, 지금은 “그것도 끝났다”라며 승리를 선언하고, “이 끝났다는 사실이 여러분의 크나큰 승리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밴스는, “우리”를 주어로 삼아, 당내에서의 승리를 이야기했다. ‘국민보수주의’에 참여해 왔다는 자각의 표현이리라. 2019년과 2021년에도 이 모임에 등단하고 있어, 이 모임의 단골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2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