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수(공화당)의 미래 ②
밴스 지명은 트럼프 왕국을 지속시킬까?

(WWW.SURPRISE.OR.KR / 김종익 / 2024-10-04)

가나리 류이치金成隆一
1976년생. 아사히 신문 오사카 사회부 데스크.
저서로 『르포 트럼프 왕국』 『르포 트럼프 왕국2』(제36회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기념상 특별상 수상) 등이 있다.

■ 신보수 운동의 조류란?

생소한 이 사상은 어떤 것일까. 이 모임을 기획하는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 재단의 회장인 정치 이론가, 요람 하조니Yoram Hazony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주장의 일부를 소개한다(필자가 2023년 7월 인터뷰).

“국민보수주의란?”라는 질문에 대해, 하조니가 최초로 전개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 뒤, 조지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공화당)이 냉전 후의 구상으로 1990년에 선언한 「신세계 질서」에 대한 비판이었다.
「신세계 질서」에 대해, 밴스는,
“정치적 자유주의political liberalism에 기반을 둔, 단일한 법의 지배로 전 세계를 뒤덮는다는 구상이었다. 세계를 다 덮을 때까지 계속 확대하려고 했다. ‘글로벌리즘’ 등 호칭 방식은 다양하지만, 나는 ‘자유주의에 기반을 두는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2016년까지, 미국과 영국의 2대 정당과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의 주요 정당의 사고방식이었다고 한다.

국경의 벽은 점점 낮아지고, 사람도 돈도 일도 국경을 넘나든다. 한 줌밖에 안 되는 엘리트들이 국제기관과 세계은행, EU에서 국제 규칙을 결정한다―. 그런 가운데 2016년 두 개의 ‘심한 지진’이 일어났다고 한다.

물론 미국에서 트럼프 당선과 영국의 EU 탈퇴Brexit를 결정한 국민투표다. 이 심한 지진들의 배경에는,
“우리는 신세계 질서에 말려들고 싶지 않다.”
“우리의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
“세계 무역 기관이 국내 경제에 간섭하지 마라.”
“자유 무역으로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지 마라.”라는 유권자의 바람이 있었다, 고 지적했다.

그래서 “자유주의에 기반을 두는 국제주의”를 대체하는 것으로 제시한 것이, 국민보수주의라는 사고방식이다. 

밴스는
“이것은 국익과 국가 전통의 옹호를 중시하는, 독립된 국민 국가로의 회귀입니다. 이 운동이 거세지는 나라는, 모드 ‘자유주의에 기반을 두는 국제주의’와 싸우기 때문에 유사점이 있다. 그것은, 가족과 공동체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노동자 계급의 보호에 진지하게 몰두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보수주의의 웹사이트는 “철 지난 순수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에 맞서는, 지적으로 진지한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 시장은 공장의 소재지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시장 원리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생계 안정과 커뮤니티, 전통의 희생 위에” 확대되었다고 지적.
시장에는 “혁신과 자유로, 발견과 부의 창조가 촉진되는” 장점도 있다고 전제한 다음, 단점으로,
“사람들이 과거(이전 세대)로부터 계승한 것을 마음에 두지 않는 것. 도덕과 커뮤니티, 국가, 가족의 유지에 관한 오랜 경계선을 존중하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은, 공장이 미국에 있든, 중국에 있든, 베트남에 있든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은 시장의 역할이 아니다. 시장은, 가장 저렴한 생산 방법을 찾아낼 뿐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장이 자국에 있는가를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할에 대해, 밴스는,
“경제를 건전하게 하고, 국민이 확실하게 일자리를 갖게 해 주고, 자국에서 보호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공업화가 진행되어,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고,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영국에서 복지 후생 제도entitlement program와 안전망을 정비하고, 공장에서 부상한 사람과 고령자 보호를 법제화한 인물은 보수당의 정치가 벤저민 디즈레일리Benjamin Disraeli(1868년, 1874~1880년, 수상 재임)이고, 독일에서 산업의 기초를 구축한 인물도 비스마르크Otto Eduard Leopold Fürst von Bismarck Schönhausen(1862~1890년 수상 재임)였다고 하며, 이야말로 본래의 보수 정치라고도 강조했다.

밴스는, 리버럴파가 “나는 공장을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전할 권리가 있다. 사유재산이니까”라고 주장해도, 보수파는 “어처구니없다. 무엇보다 국익이다”라고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진정한) 보수주의자의 경제관은 원칙적으로 사유 재산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정부는 국민이 확실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도 믿고 있다.”

국민보수주의라는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정치가로, 미국 밖에서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 인도의 모디 총리,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 폴란드의 모라비에츠키 전 부총리를 열거했다.
“유엔과 그 밖의 국제기관, 유럽연합, 세계무역기구, 국제 법정은 자국에서 중요한 권한을 빼앗고 있으며,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국제기관의 관료는 신용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일치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 미국 정치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할까.
밴스는, 미국 등에서 기존 정당이 자신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고, 정당이 커버하지 못하는 ‘거대한 공백’이 있다고 지적. 여기를 메꾸는 사상과 정책을 둘러싸고, 국민보수주의도 포함해, 미국 등의 보수 지식인이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하며, “우리가 보수적인 유권자의 압도적 다수를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그는 영락없는 내셔널리스트다”라고 했다.
트럼프 본인과 만난 일은 “아직 없지”만, 트럼프 시대의 백악관에서 밴스의 저서가 널리 읽히고, 미국 외교관이 독일 측에 “트럼프 정권의 외교 정책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라”고 밴스의 자서전을 권했다고도 얘기했다.  

미국에서는, 부시 정권(1989~1993년) 무렵부터 “자유주의에 기반을 두는 국제주의”가 정치를 지배하게 되었다고 지적. “자유주의에 기반을 두는 국제주의”와 같을 수밖에 없는 네오콘이 ‘보수’를 자칭한 일도 있어, 구별할 필요에서 ‘국민보수주의’를 지칭해 왔다고 한다.

덧붙여 미국의 현대 정치사상에서 주요한 대립 축을 보였던 ‘정의론’의 롤스와 ‘최소 국가론Minarchism’의 로버트 노직Robert Nozick에 대해서는,
“두 사람은 개인의 평등과 자유에서 정치를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본다. (양자의 논쟁은) 자유주의자liberals 종파 간의 부질없는 논쟁이다”라고 지적.
“모두 옹호할 필요가 있는 국가와 전통에서 논의를 출발하지 않는다. 그것들에 관심이 없다. 미래 세대에 관해서도 말하지 않는다. 과거도 미래도 없다. 두 사람은 (자유의지자libertarian 작가로 알려진) 아인 랜드Ayn Rand와 같은 환상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늘의 미국에 결여되어 있는 것이 참된 보수 정당이라고 주장하며, “공화당이 미국의 보수 정당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3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