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발언, 그 허점을 지적한다
(WWW.SURPRISE.OR.KR / 임두만 / 2024-11-11)

▲ 유승민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들    

윤석열 대통령이 무려 140분 동안 공중파 방송은 물론 종편과 뉴스채널 화면을 장악하며 이른바 ‘대국민 사과 담화’와 끝장토론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윤 대통령의 담화와 토론에 대한 국민여론은 비판적이다 못해 싸늘하다.

왜 그럴까? 답은 거짓과 침소봉대 그리고 자화자찬을 넘어 국정농단의 시인에 이르기까지 도저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국민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들을 쏟아내서다.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치르고 잘하길 바라는 그런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국어사전을 좀 다시 정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국민들과 야당 등 정치권 및 언론은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치르고 잘하길 바라는 그런 일들을 했다”고 국정농단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일단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을 도와서 선거를 잘 치르게 할 수 없다. 대통령도 공당이 치르는 선거에 개입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인데 하물며 대통령 부인이 그런 일들을 했다면 선관위의 검찰 고발감이고 정상적 검찰이라면 당연히 기소감이다. 그리고 기소되면 유죄는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개원싣 불참과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시정연설 안 가는 이유는 국회의원 다 들어왔다 해서 갔더니 돌아 앉아있고, 박수 두 번 안치고 야유해서 안 갔다”고 말했다.

일단 대통령은 왕정국가의 제왕이 아니다. 5년동안 국정을 책임질 계약직 공직자다. 계약직 공직자가 잘못하면 그와 계약한 국민들은 그 공직자를 질타할 권리가 있다. 야당의원들도 국민이며 특히 국민들의 권리를 위임 받은 공직자다. 이런 공직자가 국민들의 질타에 대한 대리로 대통령을 질타하는 것은 그들의 의무다. 이를 ‘박수 안 치고 야유해서 안 갔다’고 하는 것은 자신이 제왕임을 은연중 내비친 반 민주적 언사다.

그리고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는, 도움주려고 노력한 사람이므로 매정하게 하는 게 섭섭하겠다 싶어 전화를 받고 덕담 정도를 건넸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신이 수사해서 구속하며 재판을 받고 지금도 감옥 안에 있는 최서원 씨(개명 전 이름 최순실)도 지인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려고 옷도 만들어 주고 여러 진언을 했으며, 사람도 소개했다. 그리고 이런 점을 검사 윤석열은 유죄로 기소했다.

나아가 “국회가 특검 꾸리는 나라 없다... 삼권분립 위반. 미국은 그렇다”고 했는데, 자신이 검찰총장이 되고 결국 대통령이 되는데 결정적 디딤돌로 활용했던 직위가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인 박영수 특검이 국회가 꾸린 특검이다. 검사 윤석열은 이 특검팀 수사팀장 이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대통령으로 급격한 지위상승을 이룬다.

국정지지율 10%대에 대한 답변으로 “자식이 밖에서 혼나고 오면 맞다 틀리다를 떠나서 야임마 너는 왜 맨날 혼나고 다녀, 그다음에 앞으로 잘해봐 그런것도 있다고 생각하고요”라고 했는데, 지금 자신을 지지했던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민심을 들어보기나 했는지 묻고 싶다.

여기에 “내가 지쳐서 쓰러져 자고 새벽에 깨면 아내가 안 자고 제 휴대폰을 두고 계속 답을 하는 거에요” 참으로 한심하다.

잠자는 대통령 휴대폰 가져다가 메시지 보내고 그런 것이 바로 “국정농단”이라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권한 없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불법이며 이 때문에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수많은 공직자와 일반인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아내는 순진한데 국민 70%가 악마화 한다” 자신의 부인을 옹호하기 위해 국민들이 대통령 부인을 악마화 하는 사람들이란 것을 말하는 대통령, “아내가 사과하라고 해서 한다” 대통령으로서 상황판단을 스스로 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주변의 참모들의 진언을 듣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권유애 국민에게 사과한다는 대통령, 이에 자신에게 부모 마음으로 회초리를 들었다는 대구 참여연대의 성명을 그 답으로 제시한다.

[성명] 국민의 화만 돋우는 대통령, 참을 수 없다 / 대구 참여연대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지 종잡을 수도 없는 말뿐인 사과였고, 쇄신 언급 역시 구체성도 없고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김건희 특검은 ‘인권유린’, ‘정치선동’이라며 거부했고, 대통령의 선거 개입 의혹이 본인의 육성으로 공개되었음에도 유체가 이탈된 듯 모르쇠 했다.

무너지는 민생에 대한 대안은 없고, ‘개혁’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민망한 엉터리 개혁타령을 반복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언급 등 어떤 충돌을 몰고 올지 모르는 적대적이고 위험한 대북관과 미, 일 의존 외교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의 공적 책임이 무엇인지, 국민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국제관계에서 무엇이 현명한 처신인지,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감도 잡지 못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실망을 넘어 분노가 일어나는 담화였다.

국정 지지율이 20%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대통령 퇴진과 탄핵 여론이 빗발치는 상황에도 사과에는 영혼이 없었고 오히려 ‘국민이 뭐라고 해도 내 갈 길 가겠다’는 식이었다. 국민의 화만 돋우는 대통령 담화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

대통령이 이러니 더는 변화를 기대하며 기다릴 수 없다.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자기 맘대로 하겠다니 이제는 주권자 국민이 나서서 바꿀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있는 채상병 특검법, 헌법 위반 소지가 다분한 공천개입의 진상을 밝힐 특검법 도입 등 더 강하게 외치고, 더 많은 시민과 연대하고 행동할 것이다.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알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