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국제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스포츠 행사가 사실 지구촌 패권정치의 연장선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것만 이해하면 반기문이 ioc윤리위원으로 임명된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외교가 국제정치의 한 축으로 작용한 것을 일일이 거론해보면 셀 수가 없다.
다만 가장 중요한 어떤 사건으로 거론되는 것이 미국이 중국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관계정상화를 도모한 계기가 된 1971년의 핑퐁외교이다.

그것은 타이페이를 버리고 중국과 국교정상화하고 중국을 상임이사국으로 인정하며, 중미간 국교정상화를 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정치적 부담을 없애고자 스포츠계를 내세워 정치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중동이나 남미 유럽 등지의 대형 스포츠행사가 정치적인 문제로 피를 부르는 일들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그리 논랄 일도 아니다. 미국이라는 거대 힘이 중국이라는 잠재 적을 우호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중국지도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 이익이 얽히게 엮어놔야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오늘날 그 후과는 중국의 딜레마가 되었다.
미국이 망하면 중국도 위험해지고 미국이 망하는 걸 막아야 될 운명이 된 것이 중국이다.
즉, 핑퐁외교로 양국의 적대관계가 청산되는 과도기에 미국은 재빨리 자본을 진입시켜 중국의 중요한 국부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미국에게 코가 꿴 상태다. 그래서 오늘날 중국은 미국과 철저히 한패가 될 수밖에 없다.

이북은 중국을 오랜 우방 어쩌고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 코를 꿴 상태라 지도부를 전면 교체할 혁명 수준의 물갈이가 되지 않는 한 중국은 과거의 중국처럼 북과 외교를 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단지 중국의 공산당 중간층이 아직 이북에 우호적인 문화가 존재하기에 지도부에서 정상적이고 인위적인 속도를 일부러 제어한다고 보면 된다. 즉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이미 이북을 동맹관계의 1순위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외교 관계가 일방적인 선언으로 언제든 단절될 수 있는 것이지만 중국이 그렇게 하는 것보다 마지못해서라도 이북과의 우호를 유지하는 형식을 갖는 것이 실익이 크다. 해서 마음과 다르게 아직 이북과 완전히 척을지지 않을 뿐이다.

미국이 대만을 버렸던 것처럼, 중국은 이북을 버릴 생각을 굳혔다. 물론 미국의 대만에 대한 지배권 관계와 중국의 이북에 대한 영향력은 비교할 거리가 못되지만 국가간의 외교와 자국우선주의라는 틀에서 볼 때 중국은 한국의 수구냉전세력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런 세력이면 이북을 포기하는 데 훨씬 명분과 속도를 확보하기 쉽기 때문이며 미국과의 우호관계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사드문제로 미중간의 긴장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중국과 미국의 밀월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겠지만 더 큰 틀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 핑퐁외교로 중미상호 불가침이 천명되었으므로 국교가 지속되는 한 이 공동성명의 내용은 유효하다. 고로 중미가 무력충돌할 가능성은 양국의 경제적 이해가 깊히 얽혀있는 현 상황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핑퐁외교를 통해 중국과 경제적 공동 운명체로 엮는데 성공했다. 미국이 어차피 경제적 이익만을 목표로 하는 국가라는 본질에 충실해서 바라본다면 더 이상 중국을 두려워하거나 반대할 이유도 사라진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능가하는 대국이 된다해도 결코 미국을 넘어설 수는 없다. 중국 지도부가 공산당적이지만 자본주의자로 잘 교련된 지배층이고 중국의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이 미국에 밀접히 연관돼 있기에 중국은 미국의 꽁무니를 빨 수밖에 없다.

이제 미국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에서 완전한 지배권 확보다.
한국은 똥을 메주라해도 믿는 꼴통집권층이 넘치도록 양성됐으니 걱정없는데 문제는 이북이다.
해서 이북을 어떻게든 요리를 해야하는데 그래서 핑퐁외교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엔 이북을 상대로 농구외교를 시도했다. 2013년즈음이다.

이북과 미국이 시작한 농구외교는 미국식 대중국 외교의 연장선이다.
즉, 스포츠를 통해 먼저 이북과 교류하면서 지도부 혹은 지도자급으로 성장할 젊은이들에게 이익을 주는 사업을 하게 된다.

그들의 이익이 곧 미국과의 관계로부터 더 공고히 확보되게 만든다면 중국의 오늘날 지도부가 그런 것처럼 이북의 미래도 그러한 지배층이 꾸려져 결국 미국의 궁극적 이익을 달성하게 될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탁구는 복식이 있긴 해도 기본적으로 1:1의 게임이다, 배드민턴의 복식처럼 두 사람 중에 안 따지고 상대편으로 넘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차례 순번에 따라 공을 넘겨야 하는 게임이 탁구다. 그러므로 핑퐁외교는 시작부터 중국과 미국의 무대였으므로 대만이 배제되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대만이 길길이 날뛰고 애걸복걸했지만 미국은 타이페이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 타이페이 지도부나 기업들은 이미 미국 정치계와 경제계에 생사가 덜려있는 처지였기에 알아서 기게되어 있었다.
그에 비해 농구는 제법 액티브함을 제어할 룰이 존재한다 미국이 좀 조심할 생각을 하며 선택한 스포츠외교인 것이다. 세발짝 가면 공을 타인에게 넘겨야 하는 룰은 공격성을 자제하며 게임을 할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이북에 김정은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의 이런 스포츠 외교가 시작되었다.
농구를 앞세운 이 스포츠외교를 보면 그 상징성이 애초부터 만만치 않았다.
농구는 5명이 하고 액티브한 운동이다. 액티브함에 걸맞는 엄격한 룰이 존재한다. 북미 관계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

탁구와 달리 5명인 농구는, 한반도를 둘러싼 5강대국을 의미한다, 러시아, 중국.왜 ,미국, 그리고 이북이다. 한국은 없다.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법적인 개입권한이 없다. 어디까지나 직접 이해당사자라는 당사자적격문제로 양자의 합의하에 포함되느냐 마느냐 선택의 영역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냉정한 사실이다. 유엔에 가입됐다는 것으로 북미, 혹은 한반도(정전상태)의 상황에 개입할 법적 요건이 갖춰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초에6자 회담이니 하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었고 직접 사건 당사자도 아닌 나머지 국가들은 사실 개입할 여지가 없는 것이 북미문제이다. 그럼에도 6자니 뭐니 유지됐었던 것은 복잡한 사안을 풀어가려는 약한단계의 해결점을 찾자는 시도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미국은 농구외교를 통해 5자를 고집한다
1:1로는 안 되기에 중국과 일본을 끌어들이면 적어도3:2는 확보되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쓴다고 판단된다. 중국은 미국편이 확실하므로 농구외교를 펴게 된 것이다.

이미, 이북의 지도부 혹은 지도자로 성장할 계층들을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이북내 이익과 미국의 이익을 일치시킬 수 있을까 연구를 끝냈을 것이다. 그게 준비되지 않았다면 로드먼을 내세운 스포츠외교는 아직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추측이긴 하지만 장성택을 믿고 스포츠외교플랜을 가동했을 수 있다
로드먼이 처음 이북을 방문한 게 2013년 2월이었는데 장성택이 문제가 된 게 그 직후였다. 그해 연말에 장성택이 처형되었다.

2014년 초 로드먼이 농구팀을 만들어 방북했을 때 미국내 여론은 아주 좋지 않았다.
장성택을 미국이 공들였다면 그의 처형은 미국으로서는 뼈아픈 일이었을 것이다. 스포츠외교를 접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렇게 되면 그게 또 인정하는 꼴이되니 당시 로드먼팀이 이북에 들어가서 게임을 하니 마니 문제가 심각했었던 것같다.

결과는, 게임을 하고 나왔고 이후에 농구팀은 들어가지 않았다. 로드먼만 밀사형식으로 중요한 시기에 드나들었다. 미국의 대이북 농구외교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2014년 로드먼과 김정은의 마식령스키장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은 선물을 줄 게 없었을 것이다.

장성택을 믿고 스포츠외교를 가동해 중국식 개방책을 시도하려한 것이 장성택의 실각으로 방향타를 잃었을 것 일 수 있다.
대신, 접촉채널로서 로드먼은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어쨋든 미국은 이북을 상대로 농구외교를 시도할 것이다. 그것은 참수작전을 들먹이는 한편에서 지도부의 사적 이익을 미국과의 우호관계와 직결시키려는 사전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은폐하는 술수이다.

이번 로드먼의 방북에 김정은독대가 없었다는 것은 이북이 미국의 이런 전략을 파악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미국이 선제공격한 농구외교를 거부함과 동시에 이북의 독자적인 외교형태가 가동될 수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나는 그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다.
중국이 탁구공을 받아들이면서 미국의 경기룰에 따라 게임만 한 결과가 중국지도부의 친미부패로 귀결되었으니 이북은 그런 미국의 스포츠외교전략을 거절하리라 보고 그 대신 문화외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북외교의 특징을 외교가에서는 자주와 중립으로 이야기한다, 모든 나라의 외교관 외교정책이 그렇지만 유별나게 강한 특징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고 한다,

이북은 미국과의 대결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대결로 규정한다, 그러면서 항시 사회주의 사상을 강조한다. 즉 사상을 빠뜨린 대결전략은 존재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걸어온 농구외교가 자본주의 전염병을 전달하는 길목으로 판단했다면 그 자체를 거부하고 사상으로 중무장한 이북의 강점을 가진 영역으로 역전개할 가능성이 있다.

그걸 나는 문화로 판단한다, 문화는 사상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본주의사회에서 문화예술은 철저히 자본의 지배를 받으며 자본의 성장생리에 충실하게 운용된다. 그럼에도 사회주의 사상으로 선무장한 이북의 문화가 자본주의 땅에 선제공격을 할 수도 있다.

그나마 덜 불리한 영역이 아마도 그쪽일 것이다.
해서, 과거 김정일위원장이 영화광이었다느니 하는 말을 예사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간간이 짤막하게 들리는 뉴스도 있다.
이북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 헐리웃영화에 고가로 판매된다는 이야기 혹은 헐리웃 수준을 뛰어넘는 영화를 만든다는 기사들이 그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자본주의적 강점을 가진 스포츠를 통해 변칙외교를 구사할 것이고, 이북은 사회주의 사상적 강점을 지닌 문화사업 혹은 문화외교로 변칙외교를 구사할 것이다.

북미 외교전의 최후 대결은 스포츠외교의 승리냐 문화외교의 승리냐로 변칙 대결이 종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