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의)時代 92
손가락과
조선의 달
1. 조선로동당 총비서
자위-2021 기념연설
조선반도에 조성된 불안정한 현정세하에서 우리의 군사력을 그에 상응하게 부단히 키우는 것은 우리 혁명의 시대적 요구이고, 우리들이 혁명과 미래 앞에 걸머진 지상의 책무로 된다. 강력한 군사력 보유 노력은 평화적인 환경에서든 대결적인 상황에서든 주권국가가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당위이며, 자위적-의무적 권리이고 중핵적인 국책으로 되어야 한다. 그 누구도 다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드팀없는 중대 정책이고 목표이며 드팀없는 의지다.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
미국은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 미국은 아직까지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써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 명백한 것은 조선반도지역의 정세 불안정은 미국이라는 근원 때문에 쉽게 해소될 수 없게 되어있다.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2. 10월 11일
김성(駐UN 조선대사)
미국의 적대 정책과 70년 넘게 계속된 핵 위협에 직면해 우리는 자위적 억지력 구축이라는 힘든 길을 따라야만 했다. 이에 따라서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자위적인 전쟁억지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 글로벌 패권 유지를 목표로 한 미국의 잦은 군사훈련과 전략자산의 활발한 이동은 1960년대 냉전을 연상케 한다. 또한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기로 한 것은 안보협력을 가장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국제사회의 비확산 의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조선반도 긴장 악화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다. 한미 연합훈련과 조선반도 인근의 항공모함, 핵잠수함 상시 배치가 그 사례다.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로 한-미의 연합 군사활동은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위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미국과 한국의 대북 군사적 위협 증대를 고려할 때 조선이 그와 동등한 무기체계를 개발, 시험, 제조, 보유하는 것이 적법한 자위권이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국익과 자주권 수호에 관해서라면 한 치도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적국이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면 조선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써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을 것이다.
3. 조선로동당의
정세(政勢) 수위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연설이 10월 10일(당 창건 76돐 기념 연설), 10월 11일(자위-2021 기념연설) 이틀에 걸쳐 이루어졌다. 총비서의 10일 연설은 對內(黨內)문제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반면 11일 <자위-2021, 기념연설>은 對外문제가 내용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내신들은 총비서의 언급 가운데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력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합니다. 재삼 밝히지만 우리는 누구와의 전쟁을 論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방지하고 국권수호를 위해 말 그대로 전쟁억제력을 키우는 것이고 우리가 말하는 전쟁억제력과 남조선이 말하는 대북억지력은 어휘, 뜻, 본질에서 다른 개념입니다. 우리의 주적(主敵)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닙니다>는 구절을 대부분 인용-강조해서 소개했다.
<거두절미(去頭截尾)한 뒤 터럭 몇 올을 뒤적이는 꼴>이다. 총비서의 10일, 11일 연설은 당(조선)의 혁명적 뽄새를 11일 연설은 당의 혁명 의지와 역량을 혁명 3기의 정치사상에 입각해서 정리하고, 論한 것이다. 총비서는 10일 연설에서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우려는 우리 당의 결심과 의지는 확고하다>고 하였다. 사회주의강국은 사상강국과 같은 개념이다. 사상강국은 국가발전단계의 종착지다. 조선은 국가발전 4단계론(경제강국, 군사강국, 정치강국, 사상강국)을 참고하고 있어 보인다. 여기서 정치강국은 전략국가段階다. 그러한 조선의 국가발전론에 따른다면 현재 조선은 <전략국가에서 사상강국(혁명강국)으로 항행하는 中>이다. 10일 연설을 이러한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11일 연설을 다시 들여다보면 내신들의 기웃거림이 문득 왜소해 보인다. 그러므로 내신들의 그러한 풍신을 <개눈에는 지천이 똥(밥)이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4-1. 달과
손가락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10일, 11일 언급들에 대해서 미국 측 반응이 공식적이지 않은 루트를 통해서 슬그머니 흘러나왔다. 미 국무부는 그 틈에서 <우리는 북한을 향해 어떤 적대적 의도도 품고 있지 않다.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북한이 우리의 손길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희망한다. 우리의 對北 정책은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 외교를 추구하는 계획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무부의 조선을 겨냥한 감언이설(甘言利說)에는 항시적으로 뼈와 독이 묻어있다. 아니면 조선을 업신여기거나, 조선의 對美 언급들을 까시가 송송한 농담(言中有骨)이라고 읽고 맥없이 끼들거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찌질한 장난으로 <조선의 언급과 조선의 현재 상황을 미국이 얼마만큼 근접해서 파악하고 있을까, 그러한 조선에 대해서 미국은 어떤 대비책을 갖고 있을까?>하는 의문을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미국의 속엣말(ほんね)은 요실금 환자의 바짓가랭이처럼 그렇게 찔끔찔끔 새지 않는다.
4-2. 달과
손가락
뉴스에 따르면 10월 13일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측에서 이수혁(주미대사)에게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에 전술핵 재배치나 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왔다. 이에 대해 이수혁은 <미국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 필요성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지금 미국은 전술핵 배치를 고려한 적이 없고, 고려 의향도 없고,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답변했다.
태영호가 <북한의 핵 동결을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아니라 축소로 봐야 한다는 미 전문가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모호성으로 인해 생기는 일이다. 안보리 결의안 2397호에 있는 특수한 조항의 모호성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북한이 의무를 준수하는지를 놓고 이견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미 간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영국, 호주와 함께 중국 견제 안보동맹체인 오커스 출범을 선언하면서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로부터 상세히 설명을 들었다. 호주가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다는 근본적 결정만 돼 있는 상태다. 어떤 내용으로 핵잠수함을 갖게 할 것인지, 건조냐 대여냐 하는 문제까지는 결정이 안 돼 있다. 아직 상세한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4-3. 달과
손가락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11일 언급 가운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등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는 부위를 부검을 통해서 떼어내고, 그것을 <조선의 약한 모습, 미국과의 접촉을 재개하기 위한 눈웃음>으로 해석하는 것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바라보는 것일 테다. 그러면서 동시에 워싱턴에서 열린 국감에서 주고받은 대화는 <전술핵 상시 배치 가능성>이다. 이러한 행동거지는 <상대에 대해서 충분한 자신이 있을 때> 행사하는 일종의 외교상 <甲-질>이다.
그 갑-질이 전술적으로 유용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만한 능력을 갖추었을 때 또는 그러더라도 상대가 멍청해서 그 양상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할 때>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런 2가지 예외를 조선에게 적용할만한 상황적-실제적 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그러한 행동거지는 자칫 <스스로 벽을 세워서 퇴로와 방향 수정을 막는 행위> 즉 전술에 있어서의 치명적인 패착(敗着)일 수 있다. 기존의 미국과 연방의 정보자산으로 뚫지 못한 것이 조선이다. 때문에 그들은 남중국해 통제 / 對 中國 견제를 명분으로 연합 정보전선(FVEY+2 / 미국,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일본, 이스라엘)을 추가적으로 구축하고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조선의 정보만이 뚫릴 거 같지가 않다. 때문에 그들에게 조선은 여전히, 앞으로도 오랫동안 <도통 보이지 않는 敵>으로 있다.
4-4. 달과
손가락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이 있다.
이 충고의 뜻을
가끔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그리고 10일 연설에서 총비서는
<조선로동당은 어머니당이다>고 했다.
그러면 영도체계는 <아버지(가장)> .... 라는 얘기다.
이런 오글거리는 수사는
<조선은 한 가정(가족)이다>는 바탕 위에서 가능하다.
또한
총비서는
11일 연설에서
<우리의 주적은 전쟁이다.
어느 나라, 어느 누구가 아니다>고 했다.
이 말의 진의는
<주적이 무엇?>에 있지 않다.
<우리가 누구?>에 있다.
조선로동당이 이러한 수사를 통해서 말하는 우리는
<사회주의 인민 또는 진보적 인류>다.
그러면 조선의 위치와
조선혁명의 방향이 얼핏 소맷살을 보여준다.
이게 손가락(총비서의 여러 수사들)이 가리키고 있는
<조선의 달> 그 일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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