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국이 자신들은 쓸 줄 모르는 천연자원을 서양이 가져갔다고 하여 수탈이라고들 하던데.
혀튼 금융이 발달했던 청나라니 그 이상은 당하지는 않았지.
그러니 청나라가 서양한테 수탈이라고도 하기 애매한 수탈을 당하면서도 군대를 근대화하면서 군사력을 키울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조선은 '어차피 쓸 줄 모르는 자원'을 뺏긴 것 이상으로 당했지.
조선의 문제는 화폐가 너무 부족한 거였어.
19세기 내내 계속된 문제였지.
그 화폐부족에 19세기 전지구적 小氷期가 겹쳤을 때 조선은 살기가 궁핍해진 거지.
당신 좌파쟁이들이 지금도 그런 것처럼, 조선 문과쟁이들은 막연하게 돈(화폐)이라면 나쁜 것이라고 생각.
화폐부족 문제에 해결 의지가 별로 없었고.
그런 문제를 다루려는 사람은 하등한 사람으로 천시당했지.
자연이 누구도 화폐부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지.
그 틈을 타고 청과 일본의 화폐(어음)가 유입되니 조선에선 자연스럽게 청, 일의 화폐가 쓰인 것.
농업국가 조선.
농산물은 그 자체로 농산물일 뿐이고.
그걸 숫자로 바꾼 후에야 기술과 교환하든, 공장을 만들든 할 수 있지만.
화폐주권이 없었던 조선 정부는 투자라고 할 만한 재원도 없고, 산업도 못 일으키지.
박영철이 대한제국이 뭐 엄청 경제력이 좋았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공사관 건물 임대료도 버거워 외교관 생활비도 제대로 못 주는 형편이었어.
뒤늦게 조선은 자체 화폐 발행을 시도하지만.
화폐에 대한 연구가 전무한 상태, 화폐에 대한 서양의 지식을 받아들일 생각도 안 하는 시도는 늘 실패.
1900년이 되서야 러시아의 도움으로 국영은행과 조폐 계획을 세우지만.
재정건전성에 대한 대책, 불환지폐를 다루기 위한 지식, 근현대적 통화정책은 부재.
'중앙은행'과는 거리가 멀고 '조폐공사'에나 가까운 수준이었고, 나중에 백동화 인플레이션이나 일으키지.
그리고 그렇게 등거리 외교를 포기하고 러시아에 기운 국립은행을 만드니.
결국 러일전쟁이 발발한 거지.
병인양요, 그건 신부들 목 잘리니 프랑스가 국내 정치적인 문제로 군대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거고.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상형문자로 적힌 책들을 얻고는, 문화적 호기심의 충족 정도로 만족하고 떠난 거지.
외규장각의 신기한 상형문자 책으로 대충 국내의 강경 여론을 달랠 수 있으니까.
농업 외의 별 가치가 없었던 조선에 강대국들은 관심이 없었고.
굳이 그런 조선을 점령하려고 머나먼 극동에 군사력을 쓰는 건 돈낭비라고만 생각.
당시에도 해저 케이블은 있었지만 정보 전송량이 적었고, 조선은 점령해봤자 관리하기 힘든 나라라고 판단.
재산을 조선에 두어봤지 일본이나 청, 러에게 뺏기기 쉽다는 거지.
다만 청, 일과 무역을 하는 서양은 이들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면 무역에 차질.
그리고 청, 일 어느 한쪽이 동아시아를 모두 가져가는 것을 경계함.
그러니 조선을 완충지대, 독립지대로 두고 싶었을 뿐이지.
그걸 조선은 잘 이용해야 했어.
외교적 합의로 군사적 침략을 안 받는 중립지대로 만들어 시간을 벌고, 중앙은행 도입 등등 했어야 했다.
투자란 걸 하고 산업을 일으키려면 화폐 가치를 안정시켜야 함.
금은동이 모자란 조선은 금속의 실제가치보다 액면가를 부풀린 불환지폐가 필수고.
불환지폐를 안정적으로 굴릴려면 더더욱 지식이 필요한 거지.
그러나 조선에는 화폐 자체가 발달을 못했고 화폐 가치를 안정시킬 지식도 없었다.
그 상태에서 과감하게 당백전을 발행하고 화폐경제를 키우려고 했던 대원군이 실각당하고.
의심병 많았던 고종이 인재들을 다 자르고, 재주도 없는 극소수를 데리고 뭔 화폐를 만들려고 해도 잘 되지는 않았던 거지.
일단 화폐경제를 키우고 문물 개방을 해야하는데.
의심병 많은 고종이 인재를 아주 좁게 기용하니 화폐경제를 위한 지식은 모이지 않았고.
고종이 내국인을 너무 의심하니 외국인 의존이 과했고.
결국 화폐경제가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기에 문물을 개방하니 외국에 끌려다닌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