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empire in denial
2025-03-05 Kari McKern



일극지배시대의 종말을 인정하지 못하는 제국

An empire in denial

2025-03-05 Kari McKern

역사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놀랄 것은 거의 아무 것도 없다.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에서 중국과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한 경제재편에 이르는 현재의 지정학적 질서의 궤적은,기록에 있는 한, 가장 오래된 시대의 패턴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에서는 정치 엘리트와 주류 미디어 기관은 여전히 이 변화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냉전 후의 시대에 누구나가 인정하는 압도적인 서구의 우위가 왜 이렇게 급속히 실추되었는가? 왜 NATO의 동방확대가 분쟁을 유발했는가? 서구가 설계한 금융질서가 과거에는 주변적인 존재로 여겨졌던 유라시아의 대국들로부터 왜 정면도전을 받게 되었을까?

서구의 "예외주의"라는 기분 좋은 신화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이것들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진행 중인 일극지배의 붕괴는, 무리한 확대정책을 계속했던 과거의 제국의 붕괴만큼이나 예측이 가능한 것이었다. 내가 에세이에서 반복적으로 경고해 온 것처럼, 서구의 지정학적 오류, 이데올로기의 경직성, 제도적인 자기만족이 서구의 쇠퇴를 가속화시킨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장기전쟁", 중국에 대한 중상과 비방, 언론의 단순화된 보도는, 더 깊은 서구의 병리(病理:질병의 원인)를 반영하고 있다. 그것은 다극화되는 세계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교만

우크라이나에 있어서의 전쟁은 터무니없는 자멸행위이며,냉전 후의 승리주의에 뿌리를 둔 지정학상의 오산이었다. 1991년 이후, 서방의 전략가들은, 미국의 지배는 필연적이며 영속적이며, 역사는 끝났다는 신화를 채택했다. 조지 케넌 등의 봉쇄정책의 입안자들로부터 분명한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토를 동쪽으로 확대하겠다는 결정은, 이런 생각을 반영한 것이었다. 1997년, 케넌은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

NATO의 확대는, 냉전 후의 시대에서의 미국의 정책에서 가장 중대한 실수일 것이다.그것은 러시아의 반서방적인 민족주의를 부추켜, 동서관계에 냉전시대의 분위기를 다시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경고는 무시되었다. 2014년, 서방이 지원하는 키예프의 마이단 쿠데타에 의해,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역사적인 연계를 끊고, 모스크바를 약체화시키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경쟁을 위한 최전방 국가로 변모했다. 내가 에세이에서 말했듯이, 나토는 군사지원을 에스컬레이트하고,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켜, 사실상 민스크 합의를 망쳐버렸다. 그리고 2022년, 러시아는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그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희망은 이스탄불에서의 화평협상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중립화의 의사를 밝혔고,러시아는 군사작전의 중지를 표명했다. 푸틴은 키예프 점령을 위한 시도 조차 취소했다. 그때, 개입한 것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였고, 키예프에게 양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NATO의 목적은, 대리전쟁에 의해 러시아를 피폐시키고, 최종적으로는 푸틴을 몰아내는 것이었던 것 같다.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인적피해가 미칠 것인지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 드러나고 있다. 수십만의 사상자, 경제적 황폐화,그리고 패배를 감내하는 능력에 의해서만 존속이 유지되는 분열국가.

합의의 날조

서방의 언론에서는,냉전후의 복잡한 역학은, 우크라이나는 용감한 민주주의의 보루이고, 러시아는 제국정복을 노리는 비합리적인 침략자, 라는 단순한 도덕적 이원론으로 환원됐다. 그때까지의 역사적인 배경은 모두 삭제되었다. NATO의 확대, 2014년의 쿠데타에 있어서의 미국의 역할, 돈바스 지방에서의 우크라이나의 8년 간에 걸친 내전의 결과로 친러시아 희생자의 비참한 수자 등은 내러티브로부터 지워진 것이다.

"도미노 이론"이 베트남전쟁을 정당화했듯이, '러시아 제국주의"라는 망령이,서방의 우크라이나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 내러티브에 의문을 제기하는 미디어는 소외되거나 검열되었다. 나처럼 협상을 주장하는 자는 "푸틴 옹호파"로 조롱받았다. 서구시민들은 이 전쟁을 도덕적인 성전으로 인식하도록 세뇌당했고, 그런 한편으로, 진정한 동기인 지정학적인 지배와 경제적인 이익은 여전히 은폐된 채로다.

이 인식상의 폐쇄성은, 보다 깊은 기능부전을 반영하고 있다.시대에 뒤떨어진 패러다임을 고집하는 사회는 정체된다. 서방국가들이 문화와 이데올로기의 우월성을 주장함에 따라, 정책입안자들은 변화하는 세계정세에 눈을 돌릴 수 없게 되었다.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서방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었다.중국의 적응적인 정책 틀, 특히 저비용 제조에서 하이테크 기술 혁신으로의 시프트는 세계무역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일대일로 구상(BRI)과 같은 이니셔티브는, 특히 아프리카, 중남미, 중앙아시아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중국을 포함시켰다.

한편, BRICS권은, 대체적인 금융메커니즘을 추구하는 제도적인 네트워크로 발전했다.비달러 무역협정이나 국경을 넘은 디지털 결제 플랫폼은, 이전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이었던 구미 금융기관의 우위성에 도전하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SCO)나 BRICS+와 같은 유라시아 주도의 포럼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데올로기적인 보조를 갖추기보다는, 상호간의 경제적인 이익에 기초한 파트너십을 촉진하고 있다.

이것에 대해 서방국가들은, 제재, 관세, 군사적 위협 등,전략이라기보다는 전술로 대응한 것이다.

안쪽으로부터의 쇠퇴

서방국가들의 대외적인 실패는,그 내측의 붕괴를 반영한다.정치의 극화,경제격차의 확대,제도의 부패, 인구동태의 압력은, 사회의 결속을 약체화시키고 있다. 당초는 모스크바를 약체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던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결과적으로 유럽,특히 독일의 산업기반을 약체화시켰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논의는 촛점을 잃고 끊없이 반복되고, 재정기반은 지속불가능한 적자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과거에는 칭송받던 "룰에 기초한 국제질서"는 더 이상 보편적인 경의(敬意)를 모으지 못하고, 대신, 세계의 많은 지역이 독자적인 길을 찾아가고 있다.


앞으로의 길

일극지배의 시대는 끝났다. 다극화는 더 이상 이론상의 구축물이 아니라, 현실의 것이 되고 있다. 문제는, 서방이 적응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시스템을 쇄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다.

만약 서방이 중국을 적대자로 계속 취급한다면,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다. 군사적 봉쇄와 이데올로기적 예외주의를 더 밀어붙인다면, 스스로의 쇠퇴를 가속화할 것이다. 외교적 현실주의를 수용하고, 이데올로기의 처방이 아닌 상호이익에 기초해 중국, 러시아,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와 관련되어야만, 서방은 스스로의 존재 의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방의 쇠퇴는 승리가 아니다. 그러나 적응을 완강히 거부하는 것은, 가차없는 역사의 패턴을 떠올리게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다. 쇠퇴를 면하고 있다고 믿고, 비판자를 악당으로 취급하며, 필요한 적응을 거부하는 제국은 반드시 굴복하게 된다.

앵글로색슨의 세계는, 역사에서 배우는 겸허함을 재발견하고, 환상을 버릴 용기를 찾아야 한다. 우리의 쇠퇴는, 글로벌 문명의 종언이 아니다. 과학과 철학의 가장 뛰어난 교훈, 그리고 우리들의 음악과 춤의 고도한 세련미 마저도, 우리의 눈 앞에서 쇄신되고, 적응되고 있다. 서방 기업의 힘을 넘어서, 우리는, 동서양의 최선의 것을 하이브리드의 활력으로 성장하는 네트워크에 의해 쇄신되어, 변용하는 세계를 보고 있다.

칼 세이건은 일찌기, 핵위협을 앞에 두고, 이렇게 물었다 :

지구의 대변자는 누구인가?

기후변화라는 현실적인 위협이나, 지구규모의 개발과 적응이라는 과제에 직면하는 가운데,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비로소 보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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