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추모 글 모음 “애들도 추모하는데···악마를 본다”
(경향신문 / 카드뉴스 / 2016-09-28)

백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비롯해 한양대, 경북 성주군청에 분향소가 설치됐고, 백씨의 고향인 전남 보성군 뿐만 아니라 광주광역시 등 각 다른 시·군에도 백씨의 분향소가 차려질 계획입니다. 미국 워싱턴 등에서도 교민들이 분향소를 만들고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각계 인사들이 백씨를 추모하는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애도와 함께 거의 모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아래는 이들이 올린 추모글들을 모았습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발로쏜 경찰의 물대포에 난사당한 백남기님이 317일 사투끝에 끝내 돌아가셨다. 사과 한마디 없는 경찰, 책임지지 않는 정부, 오히려 강제부검으로 사인마저 조작하려는걸 보며 91년 영안실 벽뚫고 시신을 강제부검했던 박창수위원장이 떠올라 괴로웠던 날”

-율리아나 수녀 한국 순교복자 수녀회 대전관구

“주님,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의 영혼이 주님의 품안에서 평화의 안식을 얻게하소서… 이 영혼을 받아주시어 무고한 희생의 값을 당신 친히 기억하시어 당신이 이루고자 하시는 그 뜻을 실행하소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검경은 어떤 범죄를 수사하려고 영장을 청구한 것인가? 살수포를 쏜 경찰에 대한 수사를 위한 것인가, 제3자를 수사하려고 이런 것인가? 전자의 혐의는 벗겨주고 후자의 혐의를 창출하려 하는가? 비디오 영상과 병원 기록이 있는데, 왜 부검을 하려는 것인가? 이 시점에 고인의 시신을 부검하여 도대체 무엇을 밝히겠다는 것이냐?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검경의 전력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검경, 이런 헛짓거리 할 시간과 정력이 있으면 ‘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착수해라. 최순실, 안종범, 이승철, 정동춘 등 신병 확보하고, 전경련과 두 재단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하고.”

이한열 열사 시신에 대한 영장(1987). 출처:조국 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작가 노순택

“고등학생 큰 아이는 곧 중간고사라며 아침 일찍 동네 도서관에 갔다. 늦은 저녁 데리러 가주마 하고 약속했는데, 서울대병원 사정이 급하게 돌아가면서 그럴 수 없게 됐다. 하물며 애들도 이렇게 명복을 빌어주는데, 사람을 겨냥해 물포를 쏜 자들, 응급후송마저 막았던 자들, 그것을 명령한 자들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박근혜는 내수진작을 위해 골프를 치라고 했고, 그 자의 각료들은 화기애애 웃음꽃을 피웠다지. 악마를 본다. 저주 받아야 할 자들.”

-시인 송경동

“(서울대병원 백남기선생 강제부검 저지투쟁 공유) 아무래도 심상치않아 어젯밤 세면도구와 긴팔 옷 한 벌을 챙겨 서울대병원에 들어와 있다. 사실 지금까지 한숨도 못 잤다. 백남기 어른은 이렇게 우리의 곁을 떠나셨다. 살아 계실 때 한을 못 풀어드려 죄송하다. 유가족분들은 대책위에 모든 장례 문제를 위임해주셨다. 경찰이 강제부검을 하겠다고 서울대 병원 모든 출구를 봉쇄하고 시신 강제 침탈을 하려고 장례식장까지 에워싸고 있다. 어느 시간 때 어떤 야만이 있던 굴하지 않고 싸워야겠다. 죽인 놈들이 가족과 농민들과 시민사회 모두의 반대를 무시하고 선생님의 시신까지 함부로 강탈해 가 훼손하는 일만은 우선 막아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있지만 경찰 병력을 막기엔 많이 부족하다. 가능한 많은 분들이 들어와 주시길 모두가 호소하고 있다.”

-가수 이승환

“서럽다. 내 나라가, 아니 적확히 말해서 내 나라의 윗대가리라는 작자들이 짐작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저열하다는 게 무섭고 서럽다.”

*이승환씨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25일 공개한 백남기 농민에 대한 의사 의견서도 함께 연결해 게시했습니다. 의견서에는 ‘본 환자(백남기)는 경찰 살수차에서 분사된 물에 의한 압력으로 넘어지면서 출혈로 인한 뇌탈출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 외상 부위는 수술 등으로 변형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사망 선언 후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하는 건 불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실렸습니다.

-이정렬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

“백남기 선생님의 사인(死因)이 물대포에 의한 외상(外傷)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부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합니다. 그런 의견이 왜 부당하냐면... ‘부검’은 형사소송법상 ‘사체의 해부’에 해당합니다. ‘사체의 해부’는 형사소송법 제140조에 규정된 바와 같이 ‘검증’의 일종입니다. 검증을 할 때에는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에 따라 검사, 피의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규칙 제110조, 형사소송법 제243조에 따라 검찰청 수사관 등도 반드시 참여해야 합니다.

검증에 유족이 참여할 수 있을까요? 특별한 규정은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41조 제4항에 의하면, 사체를 해부하는 경우 유족에게 미리 통지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런 통지를 받을 권리만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이 사건에서 피의자가 바로 경찰이라는 점입니다. 검증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인 검사, 피의자, 변호인 중에서, ‘피의자’는 경찰이고, ‘변호인’은 피의자의 변호인으로서 피의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경찰 편일 것입니다. 검사는 어떨까요? 이 사건에 대한 고발사건을 접수하고도 300일이 넘었는데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검사가 이 사건에서 ‘피의자’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즉, 이 사건에서 부검을 실시할 경우, 피해자인 백남기 선생이나 그 유족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은 참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이루어진 부검의 결과가 진실규명보다는 사실은폐 쪽에 가까울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따라서, 백남기 선생님에 대한 부검은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방송인 김제동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26일 새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백남기 농민 빈소를 찾았다. | 허진무 기자

▶방송인 김제동, 고 백남기 농민 빈소 몰래 찾아…“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

-워싱턴의 미국 교민들

들꽃교회 홍덕진 목사 “백남기 선생은 젊은 시절에는 통일과 민주화를, 나이 들어서는 이 나라의 농업과 생명 운동에 투신한 진정한 보수주의자였다”

서혁교 미주동포전국협회(NAKA) 부회장 “1970년대에 우리 아버지 세대가 미국에 이민 와서 세계에 전하던 고국의 소식과 비슷한 소식을 전하게 된 심정이 참담하다”

▶미국서도 백남기 농민 추모…“현 정권은 반민주·반인권적 정부”

-앰네스티 긴급성명

25일 오후 1시 58분경 백남기 농민이 사망했다. 지난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지 317일만이다. 니콜라스 베클란(Nicholas Bequelin)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사무소장은 “국제앰네스티는 백남기 농민의 가족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백남기 농민이 사망하면서 철저하고 독립적이며 공정한 수사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대체적으로 평화로웠던 집회에서 백남기 및 다른 집회 참가자들을 상대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것에 대해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사건이 발생한지 10개월이 지나도록 수사에 진전이 없었던 것에 대해 우려한다.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계된 경찰관 단 한 명도 그들이 저지른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니콜라스 소장은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관 또는 지휘관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 [긴급논평] 백남기 사건 책임자, 법의 심판을 받아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백남기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죽음인데도 대통령, 경찰청장, 누구의 사과도 없었습니다. 설령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해도 사과해야 할 일인데요.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 그게 국가가 할일 아닌가요. 그분의 죽음에 우리 모두가 죄인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병원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317일. 백남기 어르신이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에서 버틴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 긴 시간 결국 사과는 없었습니다. 국가의 공권력 행사 중에 국민이 희생됐는데, 저 아래 살수 요원부터 저 높이 대통령까지 국가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경찰의 부검영장이 기각된 것은 다행스런일입니다. 경찰은 부검노력이 아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먼저입니다. 국가란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아픔에 등돌리는 국가는 국민에게 의무를 물을 수 없습니다. 물대포로도 막을수 없는 진실을 밝히고, 기억해야 합니다. 유가족의 깊은 슬픔을 위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면하소서”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백남기 농민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권력이 오히려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진실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백남기 어른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정부는 또 사과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할 경찰은 명백한 영상자료와 증언이 있음에도 부검을 하겠다고 합니다. 국가의 품격은 국민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권력의 저울이 아니라 인권과 정의의 저울을 통해 국민을 살펴야 합니다. 백남기 농민의 안타까운 죽음에 정부의 어느 누구도 사과나 사죄를 하지 않는 것은 국가가 품격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습니다. 백남기 어르신 부디 평안하십시오. …”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빈다. …시위가 과격하게 불법적으로 변하면서 파생된 안타까운 일,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슬픔이 없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 http://h2.khan.co.kr/20160927142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