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을 고치고 '중풍회장'이 되다

김예균
(서점대표, 광주시 동구 계림3동 331-5 숙문서점)

인간에게는 살아야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잠재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모양이다. 나도 그 점에 있어서 예외가 아니었다. 내 나이 61세, 내가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것도 바로 그 의지 덕분이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의 일이다. 평소에 몸무게가 85킬로그램인 나는 건강하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아픈 것하고는 무관한 사람으로 하루하루를 의욕적으로 살고 있었다.
그런데 1980년 10월 22일 오후 5시경, 잠시 누워 있다가 전화벨 소리에 놀라 일어난 순간, 말도 나오지 않고 한쪽 부분을 전혀 쓸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주위 사람들에 의해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입원하게 되었다. 중환자실에 누워 무의식 속을 헤매게 되었다.
병명은 뇌출혈이었다. 그렇게 일주일간 사경을 헤매다가 깨어났고 반신불수인 채로 퇴원하였다. 집에 돌아온 후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좋다는 한의원, 병원을 찾아서 전전했다.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때 알았다. 과식이 얼마나 해로운가를 지금도 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다행히 모 한의원에서 치료받은 결과 걸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불편한 몸이었다.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병들어갔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나는 성당에 다니게 되었다. 열심히 성당에 다녀 1982년 12월 24일 영세도 받았다. 주님의 은총을 입고 나의 몸은 많이 호전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서명원 씨의 소개로 장두석 선생을 알게 되어 장선생 집에 머물면서 건강법을 시작했다.
1985년 10월 7일부터 식이요법에 들어갔다. 아침 기상과 더불어 풍욕을 하고 마그밀 5알을 먹은 후, 마고약을 아픈 부위에 붙이고 매실 농축액과 볶은 소금을 먹은 다음, 민족의학 교육을 받으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모관운동과 붕어운동을 했고, 생수를 30분에 30그램 정도로 마셨다.
12시에 생야채와 오곡 생가루로 식사를 한 후 휴식 시간이면 모관운동, 붕어운동을 했다. 오후 3시에 각탕을 20분간 해 몸에 땀을 축축히 낸 다음 다시 모관운동, 냉온욕을 하였다.
저녁이 되면 생야채와 오곡 생가루로 식사를 대신하고 다시 모관운동, 붕어운동, 풍욕을 한 뒤 아픈 부위에 마고약을 붙이고 마그밀을 먹은 다음 하루를 끝냈다.
풍욕은 정말 힘들었다. 한겨울 동지 섣달에 방에 있는 모든 창문을 다 열어놓은 후 옷을 벗고 담요를 썼다 벗었다 하면 30분간 살이 꽁꽁 얼어, 칼로 에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나는 잠자리에 들어 눈을 감고 내가 지낸 하루 일과를 생각했다. 어찌 보면 참 우스운 일들이었다. 과연 이런 풀이파리, 동물 흉내를 내는 운동들이 현대의학에서도 포기해버린 불치병들에 얼마만한 효력이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했다.
둘째날은 절식(節食)이었다. 첫날과 똑같은 생활이었다. 다만 된장찜질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생수를 좀더 자주 마셨다. 그날 관장을 하고 나서 1시간쯤 되니 화장실에 몹시 가고 싶었다. 내 경우 변비가 심해 4, 5일, 길면 일주일에 한 번 갈까말까 하는 화장실을 하루에 4, 5회 이상 드나들었다. 마치 하수구에 고여 있는 시궁창의 찌꺼기와 다를 바 없는 변이 줄줄 나왔다. 냄새 또한 지독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뱃속이 이 더러운 것들로 가득 차 있다니…. 그때 나는 숙변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셋째날에는 겨자찜질을 했다. 4일째 되는 날에는 그동안 먹던 오곡가루와 야채도 끊고 단식을 시작했다. 장두석 선생이 "단식은 모든 질병의 제1치료법"이라고 하여 나는 그것을 실천해보려고 마음먹었다. 생수, 죽염, 마그밀을 복용하니 사흘까지는 견딜 만하였다. 단식 3일째 되는 날에는 25분 냉탕을 하고, 냉온욕을 하고 나니 몸이 꽁꽁 얼어 감각이 없는 것 같았다.
단식 4일째 되는 날에는 물 한방울 넘기기도 힘들었다. 그때가 가장 힘든 고비였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버텨 5일, 6일이 지나 일주일간의 단식을 끝냈다. 이어 12일간의 회복식으로 단식을 마쳤다. 내 육신은 하늘을 날 것같이 가벼웠고 기분도 매우 상쾌했다. 장두석 선생의 권유를 받아들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식을 다 마친 나는 생식을 100일간 하였는데 몸무게가 85킬로그램에서 60킬로그램으로 줄어들었다.
나는 1992년 8월 24일 민족의학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에 참가하였다. 나는 그간의 체험과 교육을 통하여 배운 지식을 혼자 알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성당에 다니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주었고, 그들 역시 단식을 통해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며 고마워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아픈 사람은 물론,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까지 이 민족의학을 권하고 싶다.

의학적 소견
김예균 씨는 나의 오랜 친구이다. 1979년 나는 한 모임에서 그를 만나 동맥경화로 심장병에 걸릴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이야기하고 건강법을 알려주었다. 그는 듣지 않았다. 오랫동안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리고는 1985년 5월 그를 다시 만났는데, 반신불수가 되어 있었다.
두세 달 후 그가 집으로 찾아왔다. 나는 그에게 단식, 생식법과 운동법을 알려주었다. 그 후 그는 한 달 동안 우리 집에 다녔다.
두 달 후 그가 찾아와 이런 말을 했다.
"아내가 믹서를 깨버렸어."
그동안 집 두 채를 팔아 병구완을 했던 그의 아내는 풀로 어떻게 병을 고치느냐며 야단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는 본인 스스로 채소를 사다가 썰어 먹으며 열심히 실천했다. 3, 4개월 후 뜻밖에도 부인이 찾아왔다. 그녀는 남편이 많이 호전되었다며 고마워했다. 약도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오랫동안 생식을 한 후 건강을 되찾았다. 그는 몸이 나은 후 교회에 나가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중풍 걸린 사람만 보면 "내가 치료하겠다." 하고 나서 '중풍회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직한 생활로 신망이 깊은 그는 중풍 환우들을 위해 이 글을 썼다.
《민족생활의학》 정신세계사 pp.32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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