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자 (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다!▲
희망의 나라로~
명박산성이 철거되고, 여의도에 붉은 마후라가 출렁인다.
승자의 영광이 빛나고 있다.
역사의 또 다른 전환점이 시작된 것 같다.
청사진과 이정표는 분명히 세워져 있지만,
실제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는 한참 헷갈린다.
그러나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난단다.
새로이 출범하는 새 정권이 정말 잘되기를, 나는 무조건 진심으로 기원한다.
새 정권이 잘못되어 엉망이 된다고 하더라도, 소수 기득계층의 삶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러나 행여 잘못된다면, 다수 기층 민중들의 삶은 또다시
가혹한 고통과 질곡의 늪을 헤매어야 하기 때문이다.
빈대는 싫지만, 그렇다고 초가삼간이 불타는 것은 더- 더욱 싫단다.
이 모든 것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여러 인과적 요인의 결합들이 너무 강력하여,
나는 역사주의 ( Historicism )를 택한다 !!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새 정부 취임식에도 보이지 않는다.
매우 위중하여 오늘, 내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그의 행적은 공과(功過)가 교차된다.
군인으로써 노태우는 12.12 군사반란과 5.18 학살의 주범으로, 몸서리쳐진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써 그의 행위들은 역사의 객관적 재평가 작업이 필요하다.
그는, 보수진영으로 부터도 무능하고 유유부단한 인물로 경멸받는다.
금융실명제로 막대한 비자금이 들통나면서, 부정축재의 대명사처럼 회자된다.
그의 동료였던 전통이 지금까지도 보수의 영웅으로 숭앙받으며 매우 건강한
반면에, 그는 양쪽 모두로부터 무지 욕을 얻어먹으며 몸마저 수년채 골골한다.
일본 전국시대의 통일영웅, ‘도구가와 이에야스’처럼
“오래 참으며 새가 울기를 기다리는” 그의 독특한 성격 탓으로 인하여,
성급하고 화끈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국민정서에 맞지 않아서
재임 중은 물론이고 이 후에도 인기는 바닥이다.
군인 노태우는 79년 12.12사태 당시에 휴전선 방위를 내팽개치고,
휘하 부대을 이끌고 청와대로 진격하여, 군사반란의 주동력이 되었다.
그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과연 12.12 군사반란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80년 광주 5.18항쟁 시에는,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잔혹하게 평정시켜 버린다.
그렇게도 제5공화국 탄생의 일등주역이었건만, 5공 7년동안, 그는
자신의 지분을 주장함이 없이 최고권력자와 그 떨거지들에게 머리를 숙이고서,
기약없는 후계자로써 온갖 수모와 고초, 중상모략...등을 바보등신처럼 인내하며,
88년 마침내 화평굴기 (和平屈起) 하게 된다.
그는 그래도 ‘역사의 흐름’과 ‘시대정신’을 읽을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는 민중의 6월 항쟁을 무력으로 깨부수지 않고, 대통령직선제를 과감하게
수용한다. 죽마고우 전통을 백담사로 유배시키고, 남북 7.7선언을 발표하고
또 한국 네오콘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보안법을 개정, 완화시키며,
오랜 세월 동결되었던 「언론,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를 해빙시키기 시작한다.
후계자도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을 선택한다.
물태우! 화를 낼 줄 모르는 등신!
권력을 행사할 줄 모르고 눈치만 보는 무기력한 사람!
자기사람 하나도 챙기지 못하는 소심한 쪼다...등등
극우 보수언론의 온갖 야유와 비아냥 속에서도 그들을 단속하지 않고,
국민여론에 촉각을 세우며 보통사람들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체한다.
국민연금의 실시, 장애인 보호, 지역의료보험의 확대... 등
복지국가의 틀도 다듬어 본다.
89년, 적성국 소비에트 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쵸프를 LA까지 쫒아가서
애걸복걸하며 수교를 구걸하고, 그 후 중공, 동유럽 등 공산국가들과도 뇌물
(차관)을 주면서 까지 치욕적으로 또 저돌적으로 개방(북방)정책을 추진한다.
그 후 92년에 소비에트 체제는 해체되고,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종언된다.
오늘날 우리에게 ‘글로벌 개방의 시대’는 너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의 ‘선견지명’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당시에 철벽같이 강고하였던 「반공 쇄국주의」 벽을 허물고
「GLOBAL 개방의 시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이조말의 우리 조상님들처럼
갑론을박하며 또다시 한참 세계사에 뒤쳐졌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이 그 당시로써는 매우 급진적인 정치, 외교, 복지의 「개혁, 개방」의
작업들이, ‘극우보수 네오콘’ 의 핵심인물에 의하여 주도되었다는 사실이다.
80년대 종반, 사회 전반적으로 아직 극우 강경보수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던
그 시절에, 만약 DJ나 YS와 같은 민주, 진보세력에 의하여서 이와 같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작업이 추진되었더라면, 과연 어찌 되었을까?
빤~하다!
나라는 온통 뻘갱이 타령으로 벌집을 쑤신 듯이 뒤죽박죽이 되고,
여기 저기에서 박 터지는 소리 요란하였을 것이며,
종국에 「개혁, 개방」은 중단되고 군부 네오콘 세력들이 재등장 하지 않었을까?
무인시대의 계승자이었던 그가 스스로 그 엄중한 사슬과 빗장을 풀고,
30년 부동의 전근대적 무인통치 체제를 REMODELING하여,
세계사의 흐름에 접근되는 수준의 문민, 민주, 복지, 개방체제로 부상시켰던
지렛대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단지 「역사의 우연」인 것일까?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그 시절에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 나왔던
민중의 자유, 자주 의지의 시대적 구현인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 노태우가 우리 역사책에서,
‘한국의 고르바쵸프 로써 역사발전의 「징검다리」가 되었다‘라고
자리매김 되어 진다면, 그것은 민주화를 위하여 희생되신 고귀한 영령들께
너무 참람한 요언(妖言)이 되는 것일까?
역사 교과서에는, “순천자 (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종국에 망(亡)하게 된다.”는 금과옥조가 있단다.
그는 한때 역천자 (逆天者)이었지만, 집권후에는 순천자(順天者)로 전향하였다.
그러나 우리 현대사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1945년, 2차 대전이 끝나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는
서구제국주의 식민통치에서 해방된 신흥독립국이 다수 탄생된다.
해방정국에서 집권세력은 신민지 본국이나 전승국에서 교육받은
문민세력이 대종을 이루게 된다.
독립 후 이들 신생국에서는 사회적, 경제적 혼란이 격화되고,
50년대 후반부터는 ‘식민시절 군인’ 출신의 무장들에 의한 군사쿠데타가
열병처럼 유행하여 제3세게 여기 저기에서 군사정권이 등장한다.
60년대의 ‘세계경제 호황’은 민중의 민주화 욕구를 자극하게 되고,
60년대 후반부터는 민주화 시위가 고조되면서 군사정권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70년대에는 ‘해방후 민족교육을 받은 세대’에 의한 민주화와 문민정부가, 세계사의 대세를 이루게 된다.
그런데 유신세력은 이런 「세계사적 흐름」을 무시하고,
오히려 거꾸로 치닫게 된다 (逆天) !!
10.26에 정보부장은 대통령을 저격한다.
19C 역사주의 철학자 HEGEL 은,
“세계사란 세계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발전의 과정”이라고 하였다.
아하!!~ HEGEL 의 '세계정신'은 김재규를 도구로 하여,
‘역사의 반동(逆天)’을 단죄하고 우리 ‘역사의 흐름(順天)’을 바로잡는
‘이성의 간계 (List der Vernunft)’를 부렸던 것이구나!
80년 서울의 봄과 5.18 민주항쟁,
81년 해방후 교육받은 신군부 세대의 집권, 87년 6월 항쟁, 노태우의 전향...
그리고 해방후 교육받은 문민세력의 집권과 보수회귀 또 바그네 취임!!
그래! 역사란 이런 것 이었구나 !!
신의 섭리와 HEGEL의 '세계정신'을, 지금에서는 감히 예단할 수 없단다.
우리는 흔히 그 자녀를 보고서
그 부모를 재평가하고 재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딸이 잘 하면, 그 아빠는 좀 잘못하였어도 덩달아 칭찬하게 되고,
딸이 잘못하면, 그 아빠는 곱배기로 욕바가지를 뒤집어쓰기 마련이다.
이제부터 ‘박통’에 대한 역사평가도, 그녀가 하기 나름이다 !!
난, 그녀가 ‘유신’처럼 역천(逆天)의 길이 아니라,
대선 때에 내세웠던 ‘공약과 언약’들처럼 순천(順天)의 길을,
지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강추한다.
역사의 흐름과 시대적 요구,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을 깊게 자각하여,
우리 역사, 세계사의 발전에서 또 하나의 「지렛대」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앙망한다.
일찌기 노자(老子)가 도덕경(道德經)에서 이른 바와 같이,
“ 자신을 낮추고 백성을 하늘처럼 여기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