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Big brother)는 사회학적 통찰과 풍자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소설 <1984년>에서 비롯된 용어로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 혹은 그러한 사회체계를 일컫는 말이다. 소설 <1984년>에서 빅브라더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소설 속의 사회를 끊임없이 감시한다.
MB정권 2년 반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행태가 ‘빅브라더’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대화와 소통을 뒤로 하고 철저한 감시와 통제로 정치권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민중의소리 양지웅 기자
집회의 자유 보장하라.
우선 권위주의 시절에 벌어지던 경찰의 불심검문·임의동행 시도가 눈에 띄게 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5월 18일 경찰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 역 부근에서 청운동사무소 방향으로 가는 택시와 승용차 등 차량들을 불심검문을 통해 막아 세웠다. 차량에는 대구경북지역 골재원노조 조합원들이 타고 있었다.
이날 경찰은 불심검문을 하면서 골재원노조 투쟁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탄 차량만 세워 강제로 하차시켰다. 만약 투쟁조끼를 입지 않았다면 설사 골재원노조 조합원들이라 해도 불심검문을 통과해 그냥 지나쳐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날 3보1배 행진을 막는 경찰의 행태에 분노한 골재원노조 조합원들은 청와대에 항의하기 위해 청운동사무소 앞으로 가려고 했을 뿐이었다.
지난 13일 오후에는 시민들이 탄 버스를 순찰차로 가로막아 불심검문을 자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서울 관악경찰서는 덕은동을 출발해 서울대로 향하던 한 간선버스를 순찰차를 이용해 관악구청 앞 도로에서 멈춰 세웠다. 한국대학생연합 관계자는 “경찰이 버스에 올라탄 후 대학생들에게 다가가 ‘불온유인물을 배포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신원 확인 및 경찰서까지 임의동행할 것을 요구했다고”고 주장했다.
최근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관련해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왔었다. 경직법 개정안 관련해서는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물론 국가인권위 조차도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며 수정·보완을 요구했었다.
경직법 개정안에 불심검문 대상자의 거부권을 명시하지 않아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은 지난 8일 결국 ‘이 경우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조사할 수 없다’는 문구를 추가해 강제조항이 아님을 명시할 수밖에 없었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해서도 이명박 정부는 철저한 진상 규명 및 공개, 책임자 처벌 등을 통해 국민들이 제기하는 의혹을 풀어주기 보다는 검찰을 앞세워 ‘천안함 유언비어’에 엄정대처하겠다고 엄포를 놔 논란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은 보수단체가 수사를 의뢰한 참여연대의 ‘천안함 서한’ 발송 사건을 공안1부에 배당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천안함과 관련한 유언비어 유포 등 각종 상황파악을 공안 1부에서 해왔고, 안보와 관련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논란을 빚었다. 공안1부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신상철 씨의 ‘천안함 좌초설’ 고소 사건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는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발송한 것과 관련해 마녀사냥식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발생한 서울 양천경찰서의 피의자 고문 의혹 사건도 이명박 정부의 ‘빅브라더’ 체제 하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7일 인권위 관계자는 “양천서 경찰관들이 피의자를 고문했다는 조사가 발표되면서 유사한 진정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진정이 접수되면 인권위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서로 고문 피해 조사를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권력의 감시와 통제는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강해졌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가 대화와 소통 없이 국민들의 합의를 얻지 못한 채 정책을 밀어붙이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며 “경찰이나 검찰 등을 앞세워 공권력이나 법질서를 강조하면서 전방위적으로 감시와 통제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이러한 감시와 통제에는 정보통신기관은 물론 선거관리위원회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국장은 또 “국가기관이 개인의 비판이나 의견을 법적 조치해 국민을 통제하고 표현의 자유마저 억압하려는 것”이라며 “연행이나 작은 벌금에도 시민들은 위축되게 마련”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국민들의 의사·표현의 자유 등 통로가 막히고 감시와 통제가 늘어났다”며 “법 체계를 새로 만들어서까지 조직적 시스템을 가지고 통제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