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서 상영되고 있는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에 워싱턴지역 보수 원로들이 시비질을 벌린다는 기사가 <중앙일보> (2/11)에 실렸다. 이들 보수 원로 중에 양동자 박사는 호소문을 들고 신문사를 찾아와 영화가 정치적이라고 지적 비판했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야 누구나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안이기에 문제될 건 없다. 그러나 엄연한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거나 폄훼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양 박사는 영화에서 박정희가 독재자로 묘사됐고, 암살자 김재규가 영웅으로 부각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박정희는 공산세력으로 부터 자유체제를 수호하고 경제를 부흥시켰다며 절세의 영웅을 왜곡했다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또, 지나친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사실에 충실한 영화라면 시비할 건덕지가 없건만, 지탄 규탄돼야 할 사람은 양동자 박사다.

어떤 반역자도 공과가 있게 마련이고 박정희도 예외는 아니다. 민족 반역자 1호라고 하는 이완용도 좋은 점이 있으나 나쁜 짓을 한 게 태산같이 크다. 리승만 박정희도 죄악이 더 크기에 축출됐고 암살당한 것이 아닌가. 박정희는 국민이 세운 정권을 촐칼로 찬탈한 죄와 독재로 수 많은 무고한 시민들을 병신 만들고 죽이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은 인간이다. 리승만과 박정희의 가장 큰 죄악은 통일을 반세기 이상 지연시키는 만행을 저질렀기에 민족을 배신한 역적이라고 봐야 맞다.

<중앙일보>가 "워싱턴 한인들 논란"이라는 제목은 마치 많은 동포들이 영화에 항의하는 듯한 표현을 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 분열과 양민들을 학살한 리승만, 박정희를 영웅이라고 아우성치는 한인들이야 한줌도 안되는 사람들이라는 게 분명하기 때문에서다. 결국 이 신문사도 리승만 박정희 찬양에 가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기야 조중동인데, 무슨 재론이 필요하겠나 마는.